「마음의 창」인 눈. 눈은 인간의 상태와 내면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정보의 寶庫이다. 최근 이 눈의 움직임을 활용하는 기술이 폭넓게 개발되고 있다.
개인인식장치, 시선촛점카메라, 졸음탐지기, 시선마우스 등이 그것으로,이들 가운데 이미 일부선진국에서 실용화단계에 접어든 기술도 있다.
美아이덴티파이社는 인간눈의 망막구조를 활용한 개인인식기술을 개발, 지난 85년 개인인식장치의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망막인식장치의 구조를 보면 우선 약한 적외선을 망막에비춰, 반사광선을 탐지한다. 혈관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온도가 높아 적외선을 잘 흡수한다. 따라서 반사광선은 혈관의 모양을 표현하게 된다. 아이덴티파이社의 개인인식장치는 이 모양을 디지털신호화하여 개인데이터로 축적해 활용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그러나 1셋트에 약 2천2백만원을 호가해, 이용범위가 한정되어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4백세트정도의 판매에 그쳤다. 그러나이 회사는 지난해 말 이 제품의 업그레이드제품을 4백만원에 발매했다. 전자부품의 저가격화로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가능해진 것이다. 업그레이드제품이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덴티파이社는 현재 약 20社와 판매제휴협상을 벌이고있다.
망막구조를 이용하는 인식시스템의 약점은 망원경이나 현미경처럼 좁은 구멍에 눈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망막에 적외선을 비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한 개인인식기술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홍채의모양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억지로 장치를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 홍채인식장치는 미국 센서社가 개발했다. 이 장치는 망막대신 홍채를 활용한다는 것외에는 기본원리면에서 아이덴티파이社의 망막인식장치와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현재 이 장치는 외형이 크고, 인식시간도 일정치 않아 아직 실용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센서社는 이 제품을 실용화하기 위해 회로의 LSI화를 추진중에 있다. 이를통해 센서社는 카메라크기를 가로·세로 각 12cm정도로 줄이는 한편, 인식시간도 약 2초정도로 단축할 계획이다.
망막과 홍채가 인간의 개인성을 증명한다면 눈의 움직임은 인간의 심리를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다.
눈의 움직임은 크게 시선의 변화와 눈커플의 깜박임으로 나눌 수 있다. 시선의 변화를 탐지하는 기술은 카메라업체들을 중심으로, 눈깜빡임을 활용하는 기술은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 실용화단계에 들어섰다.
일본 캐논은 지난 88년부터 「시선입력자동촛점카메라」개발을 추진해왔다. 자동촛점카메라는 파인더를 들여다볼 때 화면중심에 핀트가 맞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핀트를 맞추려는 대상물이 화면의 중심에 위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촛점카메라는 사전촛점고정기능을 통해 수동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시선입력자동촛점카메라는 촛점이 항상 촬영자가 주시하는 물체에 자동적으로 맞춰진다.
시선위치의 검출은 안구가 완벽한 공모양이 아니라, 각막부분이 조금 돌출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한다. 안구에 적외선을 투사할때 각막 돌출부분의 영향으로 반사광선의 각도는 동공중심위치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 차이는안구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차이를 이용해 시선 각도를 계산하여 위치를 산출한다.
캐논은 92년 발매한 자동촛점카메라 「EOS5」에서 최초로 이 기술을 실현시켰다. 그러나 탑재돼 있는 LSI의 데이터처리능력문제로 카메라를 세워 촬영하거나, 움직이는 대상을 쫓아가며 촬영할 경우는 시선입력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자동카메라 「EOS55」는 LSI진보에 의한 처리능력향상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했다.
다른 분야에 앞서 카메라분야가 시선입력장치를 실용화할 수 있었던 것은,카메라의 경우 파인더를 들여다 볼때 일정위치에 시선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시선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안구에 적외선을 투사하여 카메라가 반사광을 계산하는 과정 자체가 비교적 쉽다.
이에 반해 PC에 시선입력방식을 채용할 경우는 우선 얼굴위치와 방향을 정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선의 각도를 계산, 위치를산출해야 한다. 이 점이 시선입력방식 PC채용에서의 어려움이다.
광학기기를 개발·제조하는 나크社는 지난 3월, 전용안경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극복했다. 나크社는 전용안경의 양쪽 렌즈 가장자리에 적외선을 반사하는 3장의 둥근 실(Seal)을 부치고, 디스플레이 양쪽에 설치한 카메라로 실의 움직임을 파악해 시선움직임을 검출한다.
3장의 실에 둘러쌓인 부분에 눈이 존재하므로 이곳을 컴퓨터가 화상처리하여 안구의 위치를 인식한다. 그 뒤 과정은 시선입력카메라의 원리와 마찬가지다.
이 원리를 응용하면 시선입력방식의 PC제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일본의 한대형PC업체는 이 장치를 구입,이를 PC에 채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현재 이 시스템은 2억5천만원을 호가해 보급제품화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나크社는 2천5백만원대에 판매할 수 있는 개량형을 연구중에 있으나, 그래도 보급가능가격과는 아직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시선이 마우스를 대신하는컴퓨터의 일반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시선이 적극적인 의사를 반영하는데 반해 눈깜빡임은 무의식적인 동작에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깜빡임의 미묘한 변화를 탐지하면 무의식의심정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자동차는 눈 깜빡임의 변화를 통해 운전자의 졸림정도를 파악,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시스템개발에 착수했다.
눈의 깜빡임은 졸음과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 따라서 눈의 깜빡임을 조사하면 졸음초기단계에서도 간단히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런 종류의 조사를 위해 눈부근에 전2극을 설치하는 방법을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으나, 컴퓨터에 의한 화상처리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소형카메라로 촬영한 눈의 영상을 디지털처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이 개발 중인 시스템도 이런 화상처리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눈깜빡임의 빈도를 통해 운전자의 졸음상태를 파악, 경고음이나 자동음성장치를 통해 휴식을 권고한다. 닛산은 이미 이 장치의 실용실험을 거친 상태로,2000년이내 실용화를 목표로하고 있다.
눈을 활용하는 이러한 기술들이 일반화되면 사무실은 이러한 모습을 띨 것이다.
「사무실문앞으로 한 직원이 걸어온다. 직원이 문앞에 이르는 순간 카메라가 직원의 눈을 순간적으로 검색해 문의 잠금장치를 풀어준다.
문을 통과한 직원은 자신의 책상앞으로 걸어가 자신의 PC 전원장치 ON/OFF보턴에 눈을 맞추고 눈을 1번깜빡인다. PC가 켜지면서 초기화면이 나타나고,그 직원은 다시 화면상의 작업프로그램 동작보턴에 눈을 맞추고 눈을 두번깜박거린다. 작업화면이 선택된다...오후시간. 컴퓨터가 사용자의 피로도를파악하여 휴식을 권하거나 좀음을 경고한다.」
사실 이러한 사무실모습의 발상은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우리가 많은 공상과학영화 등을 통해 수 없이 접해본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이러한 전경을 바로 현실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정확히 몇년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많은 돈을 투자한다면 지금바로 이런 사무환경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