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휴대전화 등장에 맥못추는 日 PHS

「2백81만3천4백대」.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 일본 PHS(간이휴대전화)의 지난 6월말 현재 누계 가입대수이다. 일본판 PCS(개인휴대통신)란 꼬리표를 달고 만1년간 이룩한 성적표인 셈이다.

차세대 휴대전화로서는 세계 최초의 상용화라는 점을 감안할 때 누계가입대수 2백여만대는 「괜찮은 성적」으로 일단 평가된다. 그러나 「성공적」이라고 보기에는 휴대전화에 너무 눌려 있다.

이는 최근 2개월간의 실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월간 신규가입대수에서 PHS는 지난 4월을 최고점으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50여만대, 5월 약 37만대, 6월 약 36만대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휴대전화의 월간 신규가입대수는 80만대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있으며 지난 6월에는 85만7천1백대로 지난 3월의 84만2천대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6월 말까지 휴대전화의 누계가입대수는 1천2백60만대를 돌파했으며이로써 보급률이 전체인구의 10%를 넘어서게 됐다.

「시내 3분통화 40엔」이라는 공중전화수준의 값싼 통화료를 내세우고 등장한 PHS가 서비스개시 1년을 넘었는데도 기존의 휴대전화에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당초 PHS에 대해 서비스당사자들은 낙관적이었다. 결과적으론 환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단적인 예로 3개 서비스업체의 하나인 DDI의 포킷은 서비스개시 초년도 전국규모로 자사 가입대수가 1백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제 가입대수가 3개사 합쳐 1백50만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PHS는 초창기부터 휴대전화에 밀렸다. 휴대전화의 통화료, 가입료,기본료의 인하공세로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에 걸쳐서는 「餓死상태」에비유될 정도로 고전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은 지난 2월부터. DDI포킷을 필두로 서비스업체들이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단말기 가격이 대폭 인하됐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에는 가입대수가 50만대를 넘는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것도 휴대전화의 즉각적인 통화료 인하공세에 5월부터는 한풀꺽이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PHS가 고전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휴대전화와 비교 기능상 휴대전화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 봄 대폭적으로 통화료가 떨어진 휴대전화에 비해 단말기가 싸다는 점외에 내세울 만한 점이 없는 것이다. PHS는 사실 휴대전화로서 태생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즉 휴대기기인데 고속주행시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때문에 달리는 전철, 버스, 자동차 안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PHS가 고전하는 데는 이용동향에 대한 업체들의 오판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PHS는 당초 가정에서는 무선전화로, 실외에서는 휴대전화로 사용되고 그장소는 번화가나 사무실등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정이나 주택가에서 PHS단말기로 부터 발신하는 경우가 예상외로 많았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뒤늦게 인프라정비에 나섰으나 주택가의 기지국(안테나)설치에는 그 장소확보, 도로사정등 적지않은 제약이 따라 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PHS의 고전으로 인해 해당 업체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은 당연하다. 95년 결산에서 서비스 3개사는 모두 1백50억-2백억엔정도씩의 경상적자를 기록했다. 보급촉진을 위해 도입한 인센티브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서비스업체들은 PHS의 미래에 여전히 의욕적이다. 3개사 모두 전년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3백억엔이상을 올 설비투자액으로 책정, 인프라정비에 나서고 있다.

휴대전화로서 PHS의 앞날은 밝지 않다.

단점을 그대로 안은 상태에서 통화료가 싸다는 장점은 휴대전화의 계속적인 요금하락으로 빛을 잃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PHS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1.5GHz의 디지털휴대전화는 가파른 속도로 전화요금이 내려가고 있다.

NTT이동통신망(NTT도코모)의 경우 이달 3분간 통화요금을 30엔 인하, 90엔으로 낮췄다. 한때 3-4배였던 PHS와의 통화요금 격차가 1.5GHz에서 2배정도로좁혀진 것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