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국내 위성안테나업계의 고민

위성방송수신용 안테나 제조업체들이 무궁화 위성방송에 대응한 마케팅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안테나 업계는 7월부터 개시된 디지털 위성방송에 대비, 이미 수신용안테나를 대부분 개발해 놓고도 출시시기나 판매방법등 구체적인 마케팅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방송은 시작됐으나 시청자가 없는 상황이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용 파라볼라안테나를 개발해 놓은 업체는 한국안테나를 비롯해 가나안테나·삼화안테나·삼원 LNB·현광 등 5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삼성·현대·LG·대우·아남·대륭정밀 등의 위성방송수신기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안테나 영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대부분 몇 백대정도의 소규모 물량에 그치고 있다. 94년경부터 캐나다등 북미지역에 디지털위성방송 안테나를 수출해 온 한국안테나도 국내에서의 판매계획은 시장의불투명성 때문에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안테나 업계는 디지털 위성방송안테나 수요가 올해 약 10만대, 내년에는 50만대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위성방송개시 초기부터 몇 가지 장애에 부딪쳐 판매가 극히 저조한실정이다.

이는 KBS의 디지털방식 프로그램이 하루 30분에 그치고 있고, 케이블 텔레비전에 가입한 가정에서 별도의 장치없이도 채널 60번과 61번으로수신이 가능한 것이 디지털 위성방송안테나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위성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구입해야 할 세트톱 박스의 판매가가 80~90만원대, 접시형 파라볼라안테나는 10~20만원대로 위성방송 수신장비가 상당히 비싼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이 불투명하고, KBS의 디지털위성방송 2개채널을 시청하기 위해 1백만원대의 고가 장비를 선뜻구입할 소비자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위성방송 수신기와 함께안테나의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어 올해는 1만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KBS가 디지털 위성방송의 본방송을 내년 9월경 시작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의 새 방송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당분간 디지털 위성방송안테나 제조업체의고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