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이 한마리의 물고기도 낚지 못한다면 그는 낚시꾼이 아닙니다. 진정한 낚시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물고기를 낚아야 합니다』
취임 3주째를 맞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부설 시스템공학연구소 오길록 소장은 취임 소감을 묻자 거침없이 「낚시론」을 끄집어 낸다. 오소장의 「낚시론」은 연구과제의 수행능력을 연구원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한다는 의미다.
오 소장은 연구과제 중심운영제도(PBS)가 시작된 올해부터 시스템공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가져야할 자세는 바로 「낚시꾼」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팔리지 않는 연구는 연구가 아닙니다. 팔리지 않는 연구는 곧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을 못했다는 것이고,그것은 곧 연구기획단계에서 큰 오류를 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층 격화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연구는 상품이 되어야 하며,그러기 위해서는 연구소의 마케팅 능력이 크게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뜻에서 정부의 예산을 받아 일방적으로 운영됐던 시스템공학연구소가넘어야 할 산은 아직 너무 많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장 취임이후 가장 아쉬운 사안으로 연구소 예산이 지나치게 유동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특히 자신이 근무하던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비교하면서 『시스템공학연구소는 전체 연구소의 예산이 소형과제들에 대해 대부분을 의존하가고있고 또 이러한 소형연구과제 계약이 업체와 수시로 이뤄지기때문에 장기적인 연구계획수립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소 과제이 형태를 대형과제·장기연구개발과제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PBS 운영체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책임자들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야합니다』
그는 특히 현재 책임연구원급 이상의 연구원들은 더 이상 연구실을 지켜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들이 각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새로운 연구과제를 설명하고 연구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종의 마케팅 요원이 돼야만한다』고역설했다.
오소장은 또 정보사회를 맞아 시스템공학연구소의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낙관하면서 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위상도 새롭게 재조정되야한다고 주장을 폈다.
특히 연구원들 스스로 연구개발 계획서 작성시 정책입안자,기업의 개발담당자는 물론이고 일반국민이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이러한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만 경쟁시대,정보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7월말까지 연초에 수립한 계획을 최종 보완,연말까지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9월중으로 ETRI 컴퓨터연구단과 조직개편및 통합체제등을 심도깊게 검토할 계획입니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