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가정용PC까지 최고 넘본다

미국 IBM의 가정용 컴퓨터시장에 대한 공략이 드디어 개시됐다. 지난해 여름 "컨슈머 부문"의 신설과 함께 가정용시장에서의 전면전을 선언했던 IBM은그동안 제품개발.조직정비 등 정지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수요몰이에 나선것이다. IBM에 있어미국 가정용 컴퓨터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황금어장이다. 시장조사회사인 액세스 미디어 인터내셔널사의 자료에 따르면 홈PC를 비롯, 소프트웨어.게임기.온라인 서비스분야 등을 포함해 지난해 3백90억달러규모였던 미국 가정용 컴퓨터시장은 오는 99년 7백15억달러가 예상되는 만큼컴퓨터 업체들에게는 당연히 군침이 도는 시장이다.

그러나 연간 7백2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는 컴퓨터시장의 1인자도이시장에서만은 18억달러 정도로 그다지 힘을 못 써온 것이 사실. 더구나 지난해 "컨슈머 부문"을 신설, 그 전년도에 홈PC "압티바"에 대한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신제품 출시에 마케팅력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4분기에 9.5%였던시장점유율마저 올해 같은 기간에는 5.3%로 떨어지고 말았다.

반면 경쟁업체인 컴팩 컴퓨터사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같은 기간동안 15.7%에서 20%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IBM의 루이스 거스너 회장은 홈PC시장의실지를 회복하고 이를 비롯한 가정용 컴퓨터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컨슈머 부문"에 무게를 실어 그룹내 주력부대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것이다.

컨슈머부문 신설IBM은 올해 가정용 부문의 매출에 대해 이 회사의 분석가들이 예상한 6%보다 훨씬 높은 10% 증가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드웨어를 비롯, 소프트웨어.서비스.인터넷에 이르기까지 IBM이추진하는 사업계획은 실로 다양하고 치밀하다.

이 회사는 지난달 3차원 그래픽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게임기능을 강화한"압티바"신제품을 내놓으면서 7천만달러의 광고예산을 책정, 대대적인 홍보에나섰다.

또 여름기간동안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기능을 비롯해 스피커내장모니터와 스캐너.디스크드라이브 등 다양한 주변기기들을 준비하는 한편 오는9월에는 한층 세련되고 새로운 디자인의 "압티바"를 선보일 계획이다.중산층집중공략IBM을 가전왕국으로 키우기 위해 거스너 회장이 전적으로 의지하는사람은 마케팅 책임자인 파이어스턴. 과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에서 거스너와 같이 근무했던 그는 지난해 8월 아메리테크에 재직중 IBM "컨슈머부문"의 총책임자로 영입되어 왔다.

가정용 컴퓨터시장 공략을 위해 파이어스턴이 채택한 것은 바로 고객 특화전략이다. 그는 무엇보다 컴퓨터를 잘 다루면서 한 대 이상의 컴퓨터 구입능력이 있는 연간 5만달러 이상의 중산층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것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그의 마케팅 이념이 잘 드러난다.

IBM이 홈PC 수요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터넷과의연계이다.

이와 관련, 이달부터 IBM은 자사의 모든 PC에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의브라우저 최신버전을 탑재, 자사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압티바 사용자들에게 스포츠나 여행.주식시세 등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으로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IBM은 올 하반기에 압티바 사용자들을 위해 또 다른 서비스를계획하고 있다. "업데이트 커넥터"라고 하는 이 서비스는 압티바로 IBM의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서버의 특정 프로그램이 접속된 시스템의 어떤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돼야 할 것인지를 추적해 주는 것이다.

또 캐나다에서는 건축업체가 주택을 지을 때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미리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스마트 홈"프로그램을 시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PC 독"이라고 하는 서비스센터를 시험운영중이다.

소프트웨어부문에서 IBM은 영화 "정글북"을 바탕으로 만들어 지난 4월 출시한 CD롬 타이틀이 극장개봉 6개월 뒤에 내놓는 바람에 판매에서 별 재미를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후속작품인 "피노키오"는 이달 극장개봉과 동시에일반 소매점을 통해 일제히 출시함으로써 판매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IBM은 그 어떤 업체보다 든든한 재력을 배경으로 가정용 부문의 연구개발(R&D)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1백50억달러를 연구개발 예산으로책정해 놓은 IBM은 고해상도 스크린.하드디스크드라이브.TV용 웹브라우저 등새로운 기술개발과 제품설계에 여념이 없다.

특히 IBM의 연구진은 웹브라우저와 셀룰러폰을 결합해 인터넷으로 전화를하면서 전자메일을 보거나 웹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는 이른바 "사이버폰"을개발중이다.

R&D투자 늘려이와 같이 가정용 컴퓨터시장에서도 정상의 위용을 과시하고자하는 IBM의 의지는 단호하며 그 노력 또한 치밀하다. 그러나 가정용시장의성장가능성만큼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소니.NEC.도시바 등과같은 일본업체들의 미국시장에 대한 공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IBM의 전략이 얼마나 먹혀 들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