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사업권을 받은 일부 주파수공용통신(TRS) 지역사업자들과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들이 당초 사업계획서에 제시했던 장비와 다른 장비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장비 구매선을 변경하려는 사업자들은 대개 지역 사업자들이다.
우선 TRS부문의 지역 사업자들의 장비 변경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수도권 지역 TRS사업자인 서울TRS는 지오텍·모토롤러·에릭슨사 등 디지털 TRS장비공급 3사를 대상으로 장비설명회를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세방텔레콤(부산지역)과 대구TRS(대구·경북지역)·광주텔레콤(광주·전남지역)·제주TRS(제주지역)등 나머지 5개 지역TRS사업자들도 서울TRS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르네상스호텔 모임에서 지역사업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장비의 공동 구매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서울TRS의 장비 설명회도 서울TRS가 지역 TRS사업자의 대표자격으로 열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박헌하 서울TRS상무는 『지역사업자들이 전국사업자와 경쟁하기위해서는 망연동이 필요불가결해 공동으로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설명회를요청했다』면서 『아직까지 3백80MHz대역이나 8백MHz대역 등 장비구매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한 상태는 아니고 가장 좋은 장비를 선정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TRS·세방텔레콤·광주텔레콤 등 3개사업자는 美 지오텍사의 주파수호핑다중접속(FHMA)장비를, 대구TRS와 제주TRS는 에릭슨사의 이닥스 프리즘장비로 각각 사업계획서를 제출, 사업권을 따내 그간 지역사업자들간의로밍을 위해 공동장비구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었다.
무선데이터사업자인 인텍크텔레콤도 당초 제안장비인 美 모토롤러사외에에릭슨사와 기술이전등의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텍크텔레콤이 美 데이터텍장비를 포기하고 에릭슨사의 모비 텍장비를 구매키로 가계약을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텍크와 함께 무선데이터 사업권을 따낸 에어미디어와 한컴텔레콤등도 인텍크텔레콤의 입장에 적극 동조, 공동으로 장비구매를 하기로 합의한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들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규통신사업자들이 당초 제안장비와 다른 장비를 구매할 경우 정보통신부와의 최종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같은 일부 사업자들의 장비 변경 움직임에 대해 정통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장비 문제가 사업권 심사과정에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증거가 없는 한 사업자들의 장비 변경 요청을 묵인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정보통신부 이성해 정보통신지원국장은 『특히 지역 사업자의경우 전국사업자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장비를 변경한다면 정부가 반대할명분이 없다』면서 『장비 부문이 사업계획서 채점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사업자의 장비 변경 요청을 받아들여야 하지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신규사업자들의 장비 변경이 성사될 경우,탈락업체들이 사업계획서의 재심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자들이 장비구매선 변경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내 통신시장의 개방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싯점에서정부가 단순히 「사업계획서상의 장비와 실제 구매장비가 반드시 일치해야한다」는 방침을 고수할 명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어쨌던 신규통신사업자들이 다소간의 무리를 감수하면서 추진중인 구매장비 변경 움직임은 당분간 적지 않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