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MS, 윈도NT4.0 발표..네트워크OS 시장 판도 변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지난 31일 윈도NT 새버전(4.0)을 발표, 네트워크 운용체계(NOS)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비록 지난해 여름 윈도95 발표때와는 달리 대대적인 행사나 광고 공세는없었지만 윈도NT 새버전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 자신은 물론 경쟁업체 및수요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PC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력을 서버 및 네트워킹 분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견해가유력하다.

3년전, 윈도NT가 처음 발표될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을반영하는 것이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컴퓨터 네트워크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운용체계로 윈도NT를 발표했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보 처리 속도가 늦고 주요 응용 프로그램들을 지원하지 못한데다 당시대부분의 PC가 갖고 있던 용량보다 6배 가량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등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된 것이 이유였다.

이번에 발표된 윈도NT 4.0은 그러나 기존 버전에 비해 필요 메모리 용량을 3분의1로 줄이면서 처리 속도를 8배나 증가시키고 동일 응답 시간내 지원할 수 있는 사용자 수도 1백50명에서 1천명으로 크게 늘렸다. 또 윈도95의그래픽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기능을 채택하는 등 사용 간편성을 강화하고 자체 프로그램과 기존 프로그램을 모두 지원하며 32비트의 강력한 데이터처리 능력으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행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있어 발표전부터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한때 본래 의미인 New Technology(신기술) 가 아니라 Not There(아무것도 없다)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아야 했던 윈도NT가 이젠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도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확실한 기대주로 떠올랐다.

윈도NT의 공략 대상인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서버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연간 3백억달러규모.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억달러의 매출을 이 시장에서 올렸으나 NT새버전의 출시로 올해엔 그 2배인 20억달러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노벨의 네트웨어 및 유닉스 등 다른 네트워킹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에서 NT가 선전할 것이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데스크톱에서부터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 운용체계로 기능하는 윈도NT가 낡은 유닉스를 밀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시장 조사 회사인 IDC에 따르면 현재 윈도NT의 네트워킹 소프트웨어시장 점유율은 7%. 반면 네트웨어는 45%, 유닉스와 OS/2는 11%로 조사됐다.

더욱이 전체 운용체계 시장에서의 윈도NT의 점유율은 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새버전 발표를 계기로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일치한다.

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에 다르면 윈도NT는 빠른 성장을 거듭, 오는 2000년께 운용체계 시장의 40%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NT가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하는 것은 단일 플랫폼에서만 운용되는 유닉스와 달리 인텔 칩 등 표준 제품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윈도NT가 비용이나 유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수요층을 파고들 수 있는 유리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윈도NT를 지원하는 인텔이나 고성능 칩을 내놓고 있는 것도 윈도NT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이나 컴팩, 탠덤 등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이 잇따라 윈도NT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윈도NT의 성장을 예상케 하는 요인은 아니다.

노벨의 네트웨어나 IBM의 OS/2, 심지어 산타크루즈의 유닉스 버전도인텔칩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기업의 전산 책임자들은 윈도NT가 기존 자사가 투자한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자산과 통합하기 가장 수월한 제품이란 점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윈도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환경에서 윈도NT에기우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윈도NT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유닉스 등에 비해 확장성이 떨어져 대기업에선 NT를 채용하더라도 다른시스템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인테넷의 보급 확산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기존 자산과의 통합의 용이성을 고려해 윈도NT를 선택하는 추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