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미-일 반도체협정 마찰불씨 많다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합의한 미일반도체협정과 관련 미국과 일본 측은합의 내용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EU측은 자신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번 협약은 출발부터 상당한 마찰의 불씨를 안게 됐다.

미국과 일본의 협약내용에 대한 견해차이는 이번 반도체협정을 처음부터주도해온 샬린 바셰프스키 美 통상대표부(USTR) 대표서리와 쓰카하라 슘페이日통산성장관이 밴쿠버에서 각자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양측 모두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의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고나선 것이다. 일본측은 『수치목표를 설정한 관리무역체제가 종결됐다』고강조한데 반해, 미국측은 『자본국적주의에 바탕을 둔 시장점유율 감시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합의내용을 놓고 미일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게 된 이유는 점유율집계와 관련해서 『민간주도로 상호 조사한다』고 명시한 것 이외에 구체적인 측정방법에 대한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EU측도 이번 미일반도체협정과 관련해 불만스러운 태도이다. 리언 브리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환영의사를 전혀 표명하지 않은 채 『주요내용을 신중히 검토한뒤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브리턴집행위원은 성명에서 『舊반도체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유럽참여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 3국간협의체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은견해는 이미 지난주 초에 미일측에 서한으로 전달한 바 있다』고 말해, EU측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 미일반도체협정에는 민간인으로 구성하는 세계반도체협의체에 대한 유럽의 참여조건으로「2000년까지 반도체분야 관세철폐」가 명시되어 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