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무전기시장 주도권을 놓고 워키토키를 비롯해 공중망 주파수공용통신(TRS)과 간이TRS간에 주도권 경쟁이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산업용 무전기시장은 워키토키와 공중망TRS가 주도해 왔으나 최근 들어 간이TRS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시장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등 이들 단말기간의 영역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5월 4백22 대역 1백60개 채널을 할당한 간이TRS는 워키토키와 공중망TRS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어 산업용 무전기시장 쟁탈전이 이들 품목간의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먼저 불붙은 분야는 간이TRS와 워키토키간의 시장쟁탈전이다. 연간 5백억원 정도에 이르는 산업통신용 무전기시장을 놓고 워키토키가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간이TRS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간 워키토키를 주로 생산해온 팬택·모토로라반도체통신·국제전자등 무전기 생산업체들이 간이TRS 단말기를 최근 들어 본격 출시하고 있으며,태연전자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으로 있는 등 간이TRS의 상품화가 잇따르고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워키토키시장은 지난해 약 4백억원 정도의 매출규모를 형성한 것으로잠정 집계되고 있는데 간이TRS가 올해 약 1백억원 정도의 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무서운 속도로 이 분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간이TRS의 시장성에 대해 업계에서의 평가는 아직까지 이르다. 관련업체들마다 시장성을 놓고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우선 긍정론은 간이TRS의 경우 무엇보다도 워키토키가 지니고 있지 않은개별통화·일제통화 등 호출방식에서 워키토키의 성능을 능가하고 있는 데다극초단파(UHF)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 통화품질이 뛰어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성이 매우 밝다는 의견이다. 따라서간이TRS는 공중망TRS와 워키토키가 점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집중공략할 경우 워키토키를 능가하는 산업용 무선통신으로 충분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정론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간이TRS가 개별ID번호를 각각 부여함으로써 통화자끼리 ID번호가 서로 다를 경우 근본적으로통화가 불가능해 사용이 불편하고 단말기의 조작도 어려워 간편하게 사용할수 있는 워키토키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져 당분간 시장활성화를 기대하기는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간이TRS의 경우 기존 워키토키와는 전혀 호환성이 없어 산업현장에서워키토키를 전면 교체할 경우가 아니면 소량으로 나오는 대체수요를 간이TRS가 차지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 시장진입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워키토키와 간이TRS가 상호용도면에서상당한 유사성을 지니고 있어 상호간 시장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면서『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산업용 무전기시장은 워키토키와 간이TRS간의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쟁탈전으로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TRS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중망TRS와 간이TRS간의 시장쟁탈 경쟁도 주목받고 있다.
워키토키를 생산·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이 주로 간이TRS 단말기를 개발·공급하고 있는 반면 TRS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은 공중망TRS 단말기를개발·공급하고 있어 시장구도를 각각 달리하고 있다.
간이TRS 단말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공급하고 있는 팬택은 지난해 8월부터 로저라는 브랜드명으로 간이TRS 단말기를 시중에 본격 공급하고 있으며초기 출하물량 1천대를 소진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간이TRS 단말기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무전기 생산업체인 국제전자·모토로라반도체통신·태연전자 등도 휴대형 간이TRS 단말기를 시장에 속속 출시, 현재 4개사가 선두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모토로라가출시한 간이TRS인 「핸디콤DS」는 출시 한달만인 지난 7월에만 1천여대가 팔려나가는 등 무섭게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이에 맞서 공중망TRS 단말기 공급업체들도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TRS가 제공하고 있는 공중망TRS와 연동해 8백 대역의 논리적 주파수공용(LTR:Logic Trunked Radio) 프로토콜을 채택하고 있는 TRS단말기 업체들도신제품을 시장에 쏟아 붓고 있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LTR프로토콜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맥슨전자·현대전자·마하텔레콤·아세아네트워크·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 5개사로 이들은 TRS가 AS및 물류망으로 크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 마케팅활동을 대폭 강화하고있다.
이 가운데 맥슨전자·현대전자는 이미 지난 93과 94년부터 휴대형·차량용TRS단말기의 국산화를 실현, 시장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아세아네트워크와 마하텔레콤 등도 공중망TRS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날 경우 외국 단말기 공급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단말기의 국산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있다.
따라서 그간 공중망서비스 위주로 발전돼온 국내 TRS시장이 양 진영간의시장포인트가 비슷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혼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무전기 생산업체들이 현재 휴대형으로만 개발·공급하고 있는 간이TRS 단말기외에 차량용 간이TRS 단말기도 조만간 공급키로 해 양 진영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TRS시장이 앞으로 간이TRS와 공중망TRS로 크게 양분돼 확대될 전망입니다. 간이TRS는 워키토키 대체수요 및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거리 통신용으로 원거리 통신이나 대규모사업장에서는 공중망TRS가 각각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한층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무선통신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품목들의 상품화는 이 분야 시장을 성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어느 품목이 무선분야의 멀티미디어 추세에 대응해 발빠른 기술개발로 이어지느냐가 이 분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관건으로 부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