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생산현장의 눈과 귀 산업용 무전기

산업현장에서의 무전기는 「약방의 감초」다. 최근들어 물류체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산업현장에서 무전기가 없다면 사람의 눈과 귀를 막고 생활하라는 의미와 똑같아 무전기없는 산업현장은 감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전기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업무용 간이무선국(워키토키)과 주파수공용 간이무선국(간이TRS)을 포함한국내 산업용 무전기사업은 국제전자를 비롯해 팬택·맥슨전자·태연전자 등4사가 모델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 무선통신 업체인 美 모토롤러가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펼치고 있으며, 테크맥스·선우통신·서울정보통신 등 일산 워키토키를 수입하는 업체들도 가세해 시장쟁탈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산업용 무전기 시장을 놓고 국산제품과 미국·일산제품들간의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우진전자통신과 아함전자가 신규로 시장을 노리고있으며, 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체들도 최근들어 꾸준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생산업체들간 시장쟁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무전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물론 시장 상황이 매년 좋아지고 있어 신규업체들도 기존 업체들보다 늦게 시장에 진출해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에 이 분야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관련업계의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국내 업체들의 산업용 무전기시장은 2백5억원(내수·수출포함) 가량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40% 가량 늘어난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 진출해 있는 모토로라가 올 상반기중 국내 선두업체격인 국제전자에 비해 약간 높은 1백44억원(워키토키 1백40억원·간이TRS 4억원)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으며, 일산 워키토키도 5억원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 전체적으로 3백5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올 하반기 10월께 내수규모가 5백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성급한 시장분석가들은 올해 7백억원 정도의 시장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산업용 무전기시장을 둘러싼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체들마다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의 일환으로 마케팅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중의 하나다. 이른바 이들 업체로서는 마케팅 차별화만이 살길이라고 판단, 특정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산업용 무전기시장의 주력은 초단파(VHF) 1백36~1백74MHz대역 워키토키와 극초단파(UHF) 4백22MHz대역 간이TRS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팬택·국제전자·맥슨전자·우진전자·태연전자·아함전자·모토토라반도체통신 등 7개社가 단말기를 생산하는 동시에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팬택·국제전자·태연전자·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은 워키토키및 간이TRS단말기를 동시에 출시하고 있다.

특히 간이TRS에 마케팅 무게중심을 싣고 있는 업체는 팬택·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 2개사다.

지난 92년 4월부터 워키토키인 PSP시리즈 6종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팬택은 지난 해 7월 국내 처음으로 간이TRS단말기인 「PH-400」시리즈인 로저출시를 계기로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 달부터 로저의 후속모델로 「PH-400E」를 출시, 시장선점을 고수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4, 5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워키토키시장의 대명사로 알려진 모토로라반도체통신도 국제전자의 클리어무전기의 돌풍에 밀려 워키토키 시장을 내어준채 지난 달 들어 간이TRS인 「핸디콤 DS」를 출시, 捲土重來를 노리고 있다.

모토토라반도체통신은 이를 위해 최근 국제전자의 영업사원을 스카우트하는 한편 대규모 판촉행사를 통해 간이TRS단말기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있다.

반면 국제전자·맥슨전자 등 기존 무전기 제조업체와 태연전자·아함전자·우진전자통신 등 신규업체들은 간이TRS사업보다 워키토키사업에 무게중심을 더 주고 있다.

통신기기 전문업체인 국제전자는 간이TRS인 「PG4500」과 워키토키인 「클리어」무전기를 거의 동시에 출고하고 있으나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워키토키에 주로 실려 있다. 간이TRS보다는 워키토키시장에서 쌓아 올린 명성을 그대로 잇겠다는 게 마케팅의 주요 전략이다.

나우정밀에서 분리 독립, 무전기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태연전자도 지난 5월부터 「T콤」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워키토키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당분간 간이TRS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워키토키분야의 마케팅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맥슨전자도 지난 6월부터 VHF 휴대형 워키토키인 「BMO시리즈」와 「파이오니아」를 각각 개발, 워키토키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있다.

이밖에 아함전자와 우진전자통신도 8월부터 VHF 휴대형 워키토키를 출시할예정으로 있는 등 당분간 워키토키시장에 마케팅을 주력하고 있다.

무전기 제조업체들의 마케팅 차별화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기존 워키토키시장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기존 시장선점의 이점을 지속해 나간다는 장기전략이다.

반면 워키토키분야에서 참패(?)한 업체들은 새로운 산업통신으로 자리를잡아가고 있는 간이TRS분야에 승부를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잘되는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잘 안되는 분야는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특히 신규 무전기 생산업체들은 간이TRS시장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아래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당분간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일부업체들은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않고 있어 무전기제조업체들의 마케팅 차별화 현상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산업용 무전기 업계에 불고 있는 또 다른 현상은 중소무전기생산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업용 무전기의 해외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는 팬택·맥슨전자·국제전자·태연전자·아함전자·우진전자통신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현재 운영중인 지사를 현지합작사로 전환하는 한편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견되는 중국 등 동남아지역을 주요 해외수출시장으로 잡는 등 현지화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글로벌」정책을 추진해 온 맥슨전자는 맥슨아메리카와 영국현지법인·태국현지법인 등을 통해 국제화 전략을 착착 추진하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업체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맥슨전자는 「지역실정에 맞는 최고의 제품만을 생산, 세계시장에 한국의위상을 드높인다」는 세계화전략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무전기업계의 해외시장 개척 선두주자로 군림하고 있다.

국제전자는 지난 94년 말 중국 심천에 연락사무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것을 계기로 내년 말까지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 현재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무선호출기 등 통신기기제품에 대한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팬택은 해외지사인 「홍콩팬택」을 통해 무전기생산을 추진중이며, 싱가포르지역에는 딜러인 오미아社를 통해 무전기 수출상담을 한창 진행중이다.

또 지난 해 3월 중국 북경에 삐삐 애프터서비스를 위해 「팬택북경연락사무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것을 기화로 최근 對중국사업이 확대됨에 따라내년 중 10만달러를 투입해 韓·中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으로 있으며, 사업영역을 삐삐와 무전기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85년부터 미국 캔사스 州에 20만달러를 투입, 현지법인인 텍社를 설립, 운영중인 태연전자도 올해 무전기 수출목표를 지난 해보다 30%포인트 가량 늘어난 50억원으로 잡고 해외마케팅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한 유럽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오는 10월께 영국에도 텍社를 설립, 운영할 예정이며 수출이 확대될 경우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업체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우진전자통신은 지난 83년부터 현지화 전략차원에서 50만달러를 투, 美 현지법인인 엘렌앤드사(E&C)를 통해 해외 무전기 수출을 활발히 추진중이다.

또한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년 설립을 목표로 필리핀에 무선호출장비와 무전기를 생산하는 합작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아함전자도 스웨덴 소디악社와 러시아 텔레콤라디오社 등을 대상으로 무전기 수출상담을 활발히 벌이고 있어 조만간 수출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전기 제조업을 하면서 단순히 내수시장만을 바라보고 사업을 영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직접 발로 뛰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국제화시대에 기업이 살아남을 수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국내 산업용 무전기시장은 이제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종전같으면 대충 만들어도 판로가 보장된 사업이었으나 이제는 치열한 경쟁체제로 전환된 지 오래다.

무선통신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체인 모토롤러社가 시장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데다 일산 워키토키의 수입도 봇물처럼 밀려오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