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보고] 美서 전자메일 남용 비판 목소리 높다

당신의 회사에서 받는 개인적인 지적사항, 인사고과, 해고통지 등이 컴퓨터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만통의 전자메일(E-mail)이 회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이렇게 기업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전자메일시스템이 남용되고 있어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자메일은 지금까지 이용해온 경영수단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말하는 SW전문회사 오토데스크의 부사장 래리 크롬은 『그렇지만 전자우편은현재 너무 남용되고 있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전자우편네트워크를 접하고 있는데, 현재 미국의 2천3백만 이상의 근로자들이 매일 전자우편네트워크를 접하고 있는데, 2000년에는 지금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영자들이 근로자들과의 직접 대면을 위한 수단으로 전자우편을 이용하는 점, 이를 「가상 경영」이라 명명한 컴퓨터 전문가 재클린 코스트너는 통신 관련회사들의 경영자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금요일 오후 일을 끝내고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전자메일을 통해 산더미같은 과제를 주지 말 것』을 권유했다.

경영자들이 전자메일을 지나치게 업무에 이용하면 상하간의 합의가 쉽게이루어지지 않는 부작용을 낳는다. 즉, 서로 전자메일의 내용을 어느 정도의가치로 받아들일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 대면해서 이루어지는 의견교환과 달리 모호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이 심화되면 오해를 불러일으켜 회사의 의사전달 체계를 혼돈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전자메일 사용자들은 메일을 가볍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난해 셰브론社는 전자우편으로 성적 희롱을 당했다는 여직원 4명과의 소송에서 패소, 2백20만달러라는 엄청난 위자료를 지급해야 했다. 여직원측 변호사는 「곰이 여자보다 나은 25가지 이유」같은 내용들이 담긴 전자메일내용을 법원에 제출했었다.

청탁성, 비판성 전자메일의 증가도 문제다. 클리블랜드 소재 크리스천 앤드 팀버즈社의 인사담당 이사 제프리 크리스천은 『성과급, 직원들의 사기진작 등에 관련된 전자메일이 매일 쌓인다』며, 그런 메일에 대해서는 성의있게 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社의 부사장 브래드 실버버그도 『비판적이거나 냉소적인 내용은 전자메일을 통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며, 자신의 메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끼칠 영향을 잊어버리기 쉽다고지적한다.

직원 채용을 위한 전자메일 이용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社의 경우 직원채용시 전자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한다. 다양한 내용의 질문이 주어지는 이 테스트에 대해 실버버그 부사장은 이 방식의난점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카네기 멜론대학의 컴퓨터연구소의 로버트 크라우트 교수는 『사실 전자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경영인들은 허점있는 경영기법을 회피한 것』이라고 말한다. 크라우트 교수는 『실제로 전자메일을 많이 사용하는 직원들이 회사중역들의 경영방향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메일에는 장점이 많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좀더 세부적인 사용규칙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시카고=이정태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