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통신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그 방법이나 투자 우선 순위는 국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정보화 수준도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정보화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모든 분야가 균형있게 골고루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화」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선 공통되지만 기술 격차와사회, 경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중점 육성 분야가 국가마다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통산부의 의뢰를 받아 스펙트럼 스트러티지 컨설턴츠란 단체가9개 기술 선진국의 정보화 수준을 조사해 『정보 사회의 발전』이란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는 이런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紙에 소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분명하게 말할수 있는 하나의 결론은 『미국과 다른 나라간의 정보화 격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미국이 정보화 적응 능력에서 가장 앞서고 발전 속도 또한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확실한 결론을 내릴만한 것이 없다고 보고서는 밝히고있다.
대화형 TV나 이동 통신을 포함한 정보, 통신 서비스 제공과 관련, 국가별 접근 방법이 서로 달라 발전 정도를 일반적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정보화 사회가 발전하려면 국민 소득과 서비스 요금, 적절한 정보의내용 및 문화 등 기반 요소와 함께 정부의 지원과 산업계의 기술 및 자금력이 결합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같은 입장에서 보고서는 미국은 풍부한 정보 내용과 높은 PC 보급률,네트워크 분야의 경쟁을 통한 저렴한 서비스 요금 정책, 광범위한 통신 기반및 정보 기술 지향적인 문화가 결합돼 세계 최고의 정보화 수준을 보여주고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그러나 공급 및 수요 측면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일본은 정보 기술 분야 세계 10대 기업에 속하는 업체가 6개나 될 정도로공급면에선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수요면에선 PC, 모뎀, 이동 통신등의 보급률이 낮고 인터넷 서버 수도 적어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PC 보급률이 지난 95년 기준으로 7%에 머물 정도로 저조한 것은소프트웨어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많은 분야에서 조사 대상 9개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평가를 받았다. 산업체 고용 인원 1인당 팩시밀리 보급 수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인터넷 이용도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독일은 ISDN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방송채널 수는 유럽 국가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는 PC 및 이동 통신 보급률이 낮고 인터넷 이용자와 방송 채널 수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프랑스의 경우 통신 요금이 비싼데다 기존의 「미니텔」 단말기를 통한 정보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 인터넷 등 다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영어로 된 정보 이용을 꺼리는 문화적 요인도 정보 선택의 폭을 제한, 이 나라에서 정보 서비스의 발달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은 비슷한 경제 규모를 보이고 있는 나라들과 유사한 정도의 정보화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PC 및 이동 통신 이용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카나다는 PC 보급률은 23%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ISDN 가입률은 조사 대상 국가중 가장 낮았다. 또 이동 통신 서비스 부문도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스트레일리아는 PC 및 모뎀 보급률에서 미국 다음가는 위치를 차지했고 인터넷 이용도에서도 3위로 나타났다. 이는 타 대륙으로부터 고립된 지정학적 요인이 통신 욕구를 강하게 불러 일으킨 것이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된것으로 평가됐다.
또 스웨덴은 PC 및 이동 통신 보급이 유럽 국가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면서 국제 전화료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아시아 국가중 싱가포르는 PC, 모뎀, 이동 통신, 페이저(삐삐) 등의 보급률이 상위 수준에 속하는 등 첨단 통신 인프라에 기반한 정보화 사회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같은 평가는 최근의 급격한 기술 변화에 비추어 고정적으로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밝혔다.
현재 정보화 수준이 다소 뒤처진 나라라도 언제든지 경쟁국보다 발전할 수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