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문자삐삐 교환원방식 도입 배경

제2 무선호출사업자들이 그동안 「최후의 수단」이라 부르던 교환원 연결방식의 문자무선호출서비스를 9월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래이동통신과 서울이동통신 등 수도권 제2사업자들은 호출할 문장을 교환원이 대신 입력해 주는 교환원 연결방식의 문자호출서비스를 「메신저서비스」와 「비서서비스」라는 이름으로 9월부터 제공키로 한 것이다.

나래의 메신저서비스는 교환원과의 직접 통화에 의해 문장을 전달하고 월5천원의 부가사용료를 받는 반면 서울이동통신의 비서서비스는 음성사서함에녹음된 문장을 교환원이 확인해 입력해주고 월 3천원의 음성사서함 요금을받는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양사의 이같은 선택이 과연 성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선호출업계가 그동안 교환원입력방식 서비스의 도입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국내실정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제2사업자들이 일제히 교환원 방식 도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제1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만 봐도 교환원방식의 도입은 「승부수」를 넘어서 「모험」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 사업자들이 교환원 방식 도입을 결정한 것은 지금같은 심각한 신규 가입 부진 현상을 계속 방치할 경우 문자삐삐가 사장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바꿔 말해 사업자들이 모험을 감행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문자삐삐의 가입부진 현상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7월말 현재 한국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나래이동통신 등 3사를 합친 문자삐삐 가입자 수는 8천명 정도로 3사의 전체 무선호출 가입자 수 대비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전체 무선호출 가입자의 25%가 문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싱가포르의경우와 비교해 보면 사업자들이 애를 태울 만 하다.

물론 싱가포르의 경우 교환원이 직접 입력해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때문이라는 것이 사업자들의 평가이며 따라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승부수를 띄워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래이동통신은 9월1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교환원 50명을 고용했다. 이들에게 월 80만원 정도의 임금을 지불한다고 가정할 때 월4천만원이단순 인건비로만 소요된다. 이는 8천명의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는 금액이다.

나래이동통신이 지난 9개월간 유치한 문자삐삐 가입자수가 1천7백57명, 월평균 1백95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가진다.

나래이동통신 김종길 사장은 그러나 『수익성보다는 고객편익을 위해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과도한 가입자 유치보다는 많은 부가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잡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래이동통신은 교환원 서비스의 도입으로 문자삐삐 가입자는 획기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연말이면 3만명, 내년 말까지는 10만명 정도가 문자삐삐를 사용하게될 것이라는 게 나래의 예측이다.

문자삐삐가 부진한 또 하나의 이유로 지적되는 단말기 가격도 7~10만원 대로 서비스 초기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도 문자삐삐가 살아날 수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최후의 승부수라는 교환원 연결방식의 도입이 문자무선호출이라는 새로운시장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