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교육부는 교육시장의 대외개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을보면 내년부터는 외국대학이 국내대학과 공동으로 개별강좌나 학과운영이 가능하고, 98년에는 외국인에게 기존대학의 인수나 합작형태로 부분적인 대학설립이 허용된다. 또 99년부터는 외국인의 대학설립이 더욱 확대돼 오는 2000년 전면개방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지난해 말 「열린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목표로 총 6개 부문에 걸쳐 교육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대학캠퍼스 전산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국공립대학에 IBRD차관을 지원하고, 국립전문대에는 올해 안으로 1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학정보화 순위조사를 통해 상위대학은 자금을 지원해 대학 정보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외국의 선진대학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자생력 확보의 계기를 마련할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개방과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국내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핵심적인요소로서 「정보화」를 들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 대학은 물론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의 교육 정보화에 대한 투자계획도 정부의 이러한 노력의 반영이다. 이와 함께 국내대학들 사이에 정보화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언론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대학정보화 관련 내용을 보면 현재 각 대학들은 학교별로 정보화 추진팀을 구성해서 교내 근거리통신망(LAN) 구축을 비롯해 연구전산망, 교육망 및 외부망과의 연동에 나서고 있으며, 인터넷 웹서버 구축을 통해 학교이미지 높이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상당수의 대학들이 올해중에 전산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경향이라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대학들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볼 때 청신호라 아니할수 없다. 그동안 사회 각 분야에서 정보화에 대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상황에서도 국내 대학들은 기존의 학사행정과 교육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정보화 움직임이 대학 정보화 순위조사와 이에 따른 지원을 의식해 1인당 PC 보유율이나 네트워크 연결대수를 늘리거나 단위업무 중심의 부분적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전시정보화」로 흘러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 정보화는 먼저 경영층, 교수, 직원, 학생 등 학내 구성원이 참여해대학의 목표와 현재의 환경을 분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정보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장기 정보화 수립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정보시스템 개발에 앞서 학사행정 업무절차, 교육환경, 경영분야 등 대학 전반에 대한 업무 재구축(BPR)을 통해 대학의 총체적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합리화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내 종합정보망을 구축해야만 학사, 교육, 연구, 사무자동화 등 단위 시스템간의 연계성이 완벽하게보장돼 모든 정보가 이를 이용하는 각 부문에서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관리될수 있다.
대학 정보화에 있어 유의해야 할 요소 중의 하나로 의사결정층의 참여를들 수 있다. 대학 정보화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므로 이를일관되게 추진하는 차원에서 의사결정층이 핵심주체로 참여해야 하며, 실행팀에는 의사결정층의 권한과 책임이 공식적으로 부여돼야 한다.
또 학내 정보망 구축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거나 투자규모의 저렴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감안할 때 자체 정보망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거나 전체 시스템 구축에 턱없이 부족한 저투자로 인해 정보시스템 전체가 실패 또는 부실할 경우 대학이 안게 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정보망 구축을 위해서는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전문업체로부터 전체적인 진단을 받은 후 대학과 전문업체가 정보망 구축을 공동으로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학 정보화는 향후 대학내 원활한 정보교류차원을 넘어 대학간연계를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또한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학내 정보망을 「지역정보센터」로 활용해야 한다. 즉, 교육, 학술 등 학내 정보를 지역주민 및 기업인에게 제공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수렴 창구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는 대학이 스스로가 아닌, 타대학 또는 대학이 속한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LG-EDS시스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