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빈약한 연구기능과 저조한 대학연구 투자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대학교육에 자성의 소리가 높게일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위원회는 한국의 OECD 가입을 앞두고 우리의 교육개혁, 대학교육 등 12개 분야의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마련한 종합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대학들은 전통적으로 연구보다 교육에 치중해와 연구기능의 약화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 및 기업의 대학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공공기금 중 94년 한해동안 대학에 투입된 연구비는 전체의 8.2%에 불과한 반면 정부지원 연구기관에는 82.6%의 연구비가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연구인력 중 8.1%만이 대학에 종사하고 있는 데 비해 정부투자연구기관에는 67.3%가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93년도에 일본은 총 1백23억달러의 연구비를 대학에 투자했으며 독일이 83억달러, 프랑스가 51억달러, 영국이 38억달러를 투입한 반면 우리나라는 5억달러만을 대학의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질적,양적으로 낮은 연구능력은 결국 첨단분야 신기술 습득과 창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과학기술의 낙후의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OECD의 한국 대학교육에 대한 종합평가는 우리 교육에 대한 최초의국제적 평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번 종합보고서의 평가 근거자료 시기가 93.94년도로 지금의 현실과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평가기준 역시 대학의 역할 중 연구가 차지하는비중이 높은 선진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1백% 정확한 평가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OECD 가입을 선진국 대열 진입의 국제적 공인으로 간주하고 있는우리에게 교육분야에서 선진국과의 커다란 격차를 지적한 이번 평가서는 선진국 진입이 결코 외형적인 경제지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비록 이번 보고서가 아니라도 우리의 대학교육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은 끊이지 않고 계속돼 왔으며 특히 연구활동에 비해 지나치게 교육을 중시하는우리의 대학교육 구조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대학을 중심으로 강도를 더해온 것이 사실이다.
90년대에 들어서 국제경쟁력은 각 기업의 대명제로 떠올랐으며 정부 역시세계화를 기치로 내세워 경쟁력 강화에 힘써 왔다.
기업마다 조직내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구를 신설하고 정부도 청와대를중심으로 별도의 기구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선진국 진입의 단계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기구 신설과 조직개편이 국제적 경쟁력확보와 직결될 수는 없다. 조직을 움직일 인력이 확보되어야만 실질적인 경쟁력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인력확보 측면에서도 우리의 대학교육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단순히 교육에 치중해온 우리의 대학과 대학발생 근원을연구에 두고 있는 선진 외국의 대학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연구활동이 많은 대학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활발한 연구를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연구활동을 대학의 홍보나 대학평가의 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연구에 익숙해진 학생과 암기와 실습위주의 교육이 몸에 밴 학생과의 경쟁결과는 불보듯 뻔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수 대학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인 국제적인 연구업적을 위한 여건조성으로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용어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산업경쟁력의 주축이 될 기술자 육성에 초점을 맞춘 산업기술대학 설립 등을 국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환영할 만한 일이다.
빈약한 대학의 연구여건, 지나치게 비대한 사교육, 주입식 암기교육에 의존하는 교수법, 자질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교육정책, 낙후된 교육자치제 등은 비단 OECD의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도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해결해야 할 교육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