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교육정보화와 역할분담

다가오는 21세기 정보화사회에 적응하고 더욱 격렬해져 가는 국제경쟁에대응하기 위해 국가 모든 부문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추진하고 있는 교육의 정보화운동도 이러한 움직임들 중의 하나로 보인다. 교육의 정보화란 지금까지의 교육 시스템에 정보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의 교육내용과 방향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이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사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중요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 운동이시작은 비록 언론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앞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돼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와 일선학교가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언론은 정보화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이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관계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한것이다.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는 정보화 교육사업의 추진은 정부가알아서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정보화 교육을 위한 「지원자」이면서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육의 정보화운동은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학교라는 좁은 범위에서의 학습이 아닌, 국제적 학습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정보자원을 이용토록 함으로써 교육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학생들의탐구력을 높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국내 전반에관한 정보는 물론 무한한 세계의 정보를 접하면서 그들의 안목을 세계로, 미래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교육에 정보화운동을 도입함으로써 지금까지의 획일화된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자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에 의해추진되고 있는 교육개혁작업과도 추구하는 목표면에서 일맥상통한다. 따라서정부는 교육 정보화운동을 정보화운동 자체만으로 생각하지 말고 교육개혁방안의 실천도구로서 지금의 정보화운동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21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갖고 수행되도록 제도적, 재정적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전산망 구축 등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제도상 이점을제공하고, 학교전산망 구축예산을 따로 편성하는 등의 일반적인 지원책을 고려해 봄직하다. 또한 교육전문가가 제작한, 학교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화 교육교재가 없는 실정을 감안할 때 연구기관 등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에알맞고 체계적으로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 학원, 가정에 보급하는 일도 해야 한다.

이외에도 영문으로 된 자료들을 한글화하는 작업도 해야 할 것이다. 현재인터넷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했더라도 어린이들에게 성인들도 이용하기를 겁내는 인터넷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자칫하면 망망대해에 「고무보트」와 「노」 하나를 쥐어준 것 같은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글」 인터넷 자료도 많이개발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정보화 교육을 시킬우수교사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별도의 교육센터를 마련해 학교에제공토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정보화운동의 지원 주체라면 학교는 「실행 주체」이다. 학교에서의 정보화는 학업으로서의 정보화가 아닌 학습도구로서, 생활이용도구로서의정보화가 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학생이 학교에서 숙제로 내준 미술작품 감상문을 쓰기 위해서 인터넷을 통해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에 접속해 작품을 감상하고 한글로 쓰여진 설명문을읽고 같이 접속해 있는 사람과 작품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 후 자신의숙제를 마친다면 지금 현재 도서관에 가서 과거에 인쇄된 책을 뒤져 정형화된 활자를 읽고 준비하는 것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학교는 교육방식에 있어학생의 능력에 알맞는 적절한 정보화 교육프로그램을 선별해 학생들이 「정보화 실습」 점수를 따기 위해 학원에 가야 하는 부담을 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 또한 정부의 교육개혁방안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사고의 국제화에 큰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정보화운동에 대해서는 이미 국가적 차원이나 국민적 차원에서 모두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필요성 인식에서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참여해 실천해야 할 단계이다. 국민 모두가 참여해 각각이 주어진 위치에서우리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미래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임이 틀림없다.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