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가입자무선장치 장비공급 사업자선정 특혜의혹

한국통신이 도서지역의 통신서비스 향상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서통신용가입자무선장치 공급사업이 기술적으로 부적한한 장비를 선정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4일 한국통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은 최근 도서가입자 무선장치 공급권자로 성미전자가 제안한 캐나다 SRT사의 「SR500」장비를 선정했으나 이 기종이 당초 한국통신에서 기술적인 요건으로 제안한 온라인 경보기능, 원격제어 및 감시기능, 운용유지 보수기능, 마이크로 자국장비의 주파수 신서사이저기술기능 등 관련 기능이 없거나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통신은 당초 예정대로 성미전자로 부터 도서가입자무선장치를 구매할 것으로 알려져 경쟁업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통신이 이처럼 온라인 경보기능이 미비한 장비를 도서지역에 설치할경우 도서지역의 긴급사태발생시 관련직원이 상시 지켜보지 않고서는 비상경보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도서지역의 경보체제에 실효를 거두지 못할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초 한국통신에서 열린 가입자 무선장치 구매를 위한 관련회의에서 성미전자가 제안한 SRT500장비에 대해 이같은 이유를 들어 전체시스템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대다수 제시됐으나 마이크로 자국만 부적합처리하는 한편 나머지 분야에서는 기술보완 지시만 내린채 공급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통신과 납품업체간의 담합의혹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당초 제안공고시 기술규격과 기술심사과정중 조그마한 차이가 있으나 장비공급자 선정에 큰 하자가 없어 보완지시를 내렸다』고 시인하면서 『마이크로 자국 기능은 오는 97년 이후에 서비스할 계획으로 사업의 긴급성을 감안해 올해 사업에서 삭제했기 때문에 장비공급자 선정에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한국통신이 마이크로 자국장비의 부적합사항을 사업의시급성을 이유로 들어 기술요구서에서 삭제를 해준 것은 전례가 없는 「특정업체의 특혜」라고 반박, 가입자 무선장치장비 공급업체를 다시 선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통신이 도입할 가입자 무선장치는 현재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로서는해당 분야의 기술력이 전무한 데다 외국 장비업체들간의 망 연동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정업체의 기술이 한국통신의 표준장비로 채택될 경우 나머지 업체들은 장비공급이 불가능해 그간 국내 통신업체들이 장비공급권을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었다.

한편 한국통신이 추진하고 있는 도서통신용 가입자 무선장치사업은 내륙지역의 전화국 교환기와 도서지역의 원격교환장치(RSS)간을 연결해주는 프로젝트로 올해 도서가입자 무선장치 장비구매를 위해 60억원의 예산을 이미확보해 놓고 있으며 오는 2000년까지 총 3백억원가량의 물량을 구매할 예정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