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인터넷 전자상거래 각광

「세계를 하나의 상권으로」라는 기업들의 오랜 꿈이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로 차츰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있다.

전자상거래가 갖는 매력은 무엇보다 컴퓨터속의 가상 공간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 접촉,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거래가 빠르고,간편하면서 그에 따르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같은 전자상거래는 70년대부터 시작된 EDI(전자데이터교환)에 의해서도 일부 이루어져왔던 것이 사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10만여개의 기업이 물품 주문서 및 인보이스(송장) 발송 등에 ED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거래 실적도1천3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EDI는 국제 표준의 부재로 시스템간 호환성이 없고 전용선 사용에 따른 유지 비용이 많이 들며 보안 유지도 쉽지 않아 최근 들어 성장세가둔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의 보급 확산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맞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분석했다.

세계인 누구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 통신 규제 완화 및 요금 인하로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 인터넷이 전자상거래의 수단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가트너 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영층도 전자 시장을새로운 마키팅 및 세일즈의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낙관했다.

또다른 시장 조사 업체인 킬렌 어소시에이츠도 인터넷의 확산으로 미국의전자상거래 규모가 연평균 16%의 성장을 거듭, 오는 2천년엔 8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로는 특히 소비 시장의 전자상거래가 재래 시장이나 통신 판매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일례로 유럽은 2년전만해도 홈쇼핑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지금은 연간 12억5천만파운드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영국은 오는 2000년까지 80만가구가 2억파운드 규모이상의 인터넷 쇼핑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서비스 분야도 전자상거래의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

미국의 체이스 맨하탄 은행이 IBM과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가 하나의 예다.

이 서비스는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대리점에서 차종을 선택한 후,인터넷을 통해 체이스 맨하탄 은행에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을 신청하면은행측이 신청서를 검토한 후, 수분내에 결정사항을 통보하게 돼 있다.

대출 허용 결정이 내려지면 대리점과 차 구입자가 전자 문서로 된 계약서를 작성,은행으로 보내게 되고 은행에선 즉시 대출금을 대리점에 지급하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종래 10일정도 걸리던 것이 한시간내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을 이용해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과 함께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분위기가 이런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은행은 일반 금융 서비스제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영국의 바클레이즈와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등이 그런 업체에 속한다.

바클레이즈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게 된 이유는 세가지.

인터넷 비지니스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첫번재 이유이고 기존 거래 점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과 앞서가는 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고객에 심는 것이 또다른 이유였다.

한편, 미국과 유럽에선 현재 은행 및 신용 카드 회사들이 보다 안전한 전자 상거래 수단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 지갑, 스마트 카드 등이 그것으로 이들 기술의 개발은 인터넷 상거래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영국의 경우 「몬덱스」 전자 화폐의 실험이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00년엔 이를 통한 거래가 전체의 3.4%에 해당하는 9억회에 달할 것이란 조사 보고서도 나와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