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에는 이미 디지털 셀룰러 이동전화 분야에서 시작됐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과 시간분할다중접속(TDMA) 기술간의 세력 싸움이 첫날부터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결과는 대체로 CDMA 진용의 한판승으로 귀결됐다는 것이 전시회 참관자들의 공통된 의견일 정도로 CDMA측의 공세가 거셌다는 평가다.
우선 CDMA 기술의 원조인 퀄컴의 승리로 평가되는 이번 전시회는 전시장곳곳에 CDMA PCS라는 현수막이 내걸릴 정도로 CDMA 진용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넓은 부스를 마련한 루슨트테크놀로지의 경우,CDMA 기술을 채용한 기지국,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망운용지원 시스템 등을집중 전시하는 등 CDMA 시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무선통신의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모토롤러사 역시 CDMA 프로토콜을 적용한 PCS 관련 장비와 각종 시험계측 장비 및 단말기 등을 대거 출품,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였다.
모토롤러는 특히 이번 전시회 기간에 CDMA 이동전화 단말기를 처음으로 발표, 최근 CDMA 이동전화 상용 서비스를 본격 실시하고 있는 한국시장에서의마케팅을 본격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한국 참관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던텔레콤도 CDMA가 PCS의 주력 프로토콜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이번 전시회에 관련 시스템을 전략 제품으로 전시하는 등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PCS 장비 시장에 대한 집착을 나타냈다.
특히 CDMA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퀄컴은 이번 PCS 96전시회를 CDMA 기술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 전시회를 찾는 바이어들에 대해기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집중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밖에도 CDMA방식 PCS 서비스를 도입키로 한 넥스트웨이브 등 미국 내 PCS사업자들도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 「가장 깨끗한 음질의 무선통신 서비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이른바 CDMA세력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처럼 메이저 통신장비 업체들이 CDMA 시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 내에서 PCS용 주파수를 확보한 PCS 사업자들 가운데 절반이상이 CDMA 방식의 PCS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는 데다 한국, 남미, 중국 등지에서 CDMA PCS 서비스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시장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CDMA 진영의 대공세에 대해 TDMA측도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TDMA 진영을 이끄는 유럽의 GSM그룹은 이번 행사 첫날인 18일 PCS 96 프레스센터에서 각국의 취재 기자들을 대상으로 TDMA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전시장 전체를 마케팅 장소로 활용한 CDMA측의 위세에는 전체적으로 크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CDMA 진용의 이같은 괄목할 만한 세력 확장은 CDMA 이동전화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PCS시장 진출의 의욕을 다지고 있는 우리나라 업체들에게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전시회 기간에 삼성전자가 미국 제2의 전화회사인 스프린트사와 6억달러 상당의 CDMA방식 PCS 단말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자본을 투자한 넥스트웨이브와 옴니포인트 등 PCS 사업자들이 독자적인 부스를 마련, 내년 말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PCS 서비스를 시연, 한국 참관자들의 눈길을끌었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