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확보하고 있던 각 지방 통신회사들의 주식을기반으로 설립기금을 조성, 대규모 국영 통신투자회사를 설립해 관심을 끌고있다.
「스뱌지 인베스트」라는 이 회사는 공중통신망을 발전시키려는 러시아 정부의 의지에 따라 설립된 것이다. 옐친 대통령의 특별명령이 법적 기반이라는 것만으로도 그 중요성을 읽을 수 있다.
이같은 공공통신 분야의 전문 투자회사 설립은 그동안 추진돼온 통신분야의 민영화 조치들이 예상했던 것만큼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통신기반의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외국투자자를 대폭 끌어들일 계획이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3억2천만 달러의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그치는 등 사유화조치는 기대만큼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러시아 정부로서는 각 지방의 통신운영주체들을 대외에 개방하는 것보다는 전체 국공영 통신기업의 주식 가운데 51%를 하나의 투자기금으로 결집시켜 통신분야 기본설비의 선진화를 끌어내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되기에 이르렀고, 통신투자회사는 바로 그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자본시장을 겨냥한 이같은 새로운 접근방식이 신뢰성과 수익성면에서 러시아의 큰손들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통신업체들의 주식 가운데 의결권을 갖는 51%만을 통신투자회사의 설립자본으로 하고 49%는 자본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이 새로운 정책을 입안한 러시아 정보통신부의 사유화 및 국가재산관리처알렉산드로 리파토프 부처장은 『공개될 통신주식의 숫자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관련부처간의 협의를 거쳐 가까운 시일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번 국영 통신투자기업의 신설에는 그동안 통신분야에서 다소흐트러져 있던 관리 및 각종 계획 입안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전의 수직적인 관리 및 계획체계로는 자유화가 가속되는 새로운 통신질서에 대응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전역에 중구난방으로 생겨난 1천여 통신사업자들로 인한 전체적인 통신 서비스질의 저하를 막고 사설망이나 공공망 할 것 없이 하나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도 통신회사의 설립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리파토프 부처장은 경쟁원칙 아래에서 통일된 통신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주식의 51%가 정부 통제하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통신투자회사 관계자들은 각 지방의 지역통신과 시외통신, 국제통신가운데 지역공중통신망 발전에 최대의 역점을 두고 점차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쯤 뒤에는 현재 장거리 통신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러시아텔레콤과의 경쟁 전망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바야흐로 민영화, 우편과 전자통신의 구분 확정에 이어 통신정책이 다시 중앙 집권화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