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분야에서의 기술진보는 책상위(데스크톱)에서뿐 아니라 이제 손바닥위에서도 가상공간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단계까지 이루어 놓았다.
기업인은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웹에 연결된 손바닥크기의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으로 상거래나 주식거래를 하고 경찰관은 관할구역을 순찰하면서 그 자리에서 운전자의 면허증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또 의사는 외부에서도 환자에 관한 모든 기록을 알아 볼 수 있는 상황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개인휴대단말기이다.
키보드와 액정화면이 갖춰진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 디지털단말기는 기본적으로 휴대전화기와 PDA(개인휴대통신단말기)를 결합한 복합개념으로 볼수 있다.
즉 디지털방식의 휴대전화기능에 전자우편이나 팩스송수신은 물론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인터넷 월드와이드웹의 방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같은 개인휴대단말기는 가격이 최저 7백달러에서 2천달러정도의 고가로 현재는 사업가나 경찰,의사등 전문분야 수요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가격하락과 함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모든 개인거래에서도 이 개인휴대단말기가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컨설팅 전문업체인 양키그룹은 오는 99년까지 미국에서만도 1백명가량이 개인휴대단말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즉 웹검색및 전자메일뿐 아니라 주식거래,은행 계좌의 거래내역 확인이나 대금지불,이체등 다양한 용도에 이 단말기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통신회사,컴퓨터업체등 내로라하는 하이테크업체들은 너도나도 이 시스템의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모토롤러나 핀란드 노키아,캐나다의 노던 텔레컴,텔레폰 AB,스웨덴의 에릭슨등이 내년중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를 내놓을 계획이고 애플 컴퓨터는 자사의 PDA(개인휴대정보단말기)인 「뉴턴」에 그래픽 웹 브라우저를 채용,텍스트뿐만 아니라 화상을 볼수 있도록 하고 있다.샤프와 휴렛 팩커드도 각각의 PDA를 웹에 연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도 일본의 주요업체들과 협력해 웹검색 단말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웹겸용 휴대단말기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웹브라우저의 검색속도가 일반 데스크톱에 비해 너무 느리다는 것과 화면이 너무 작아 웹의 모든 내용을 한 화면에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즉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조그만 액정화면을 통해 웹을 검색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반 네티즌들에게는 그다지 큰 호응을 못 얻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대부분 이들 단말기에 대해 웹검색에 비중을 두는 일반 이용자들보다 특정 업무에 용도를 제한하는 전문집단의 수요에 초점을 맞춰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은 보다 손쉽고 빠르게 웹에 접근할 수 있는 단말기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웹폰」이란 코드명의 이 단말기는 기존 플립모양의 셀룰러전화기에 고해상도 액정화면을 채용하고 있는데 특히 거울이 달려 있어 2인치정도의 화면이 10인치정도로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IBM은 또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키보드가 아닌 음성 명령으로 전화기에 직접 웹사이트를 불러 올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노던 텔레컴산하의 벨 노던 리서치도 기존제품보다 큰 화면을 채용한 「어비터」라는 세련된 모양의 휴대전화기를 개발중이다.이 액정화면은 물론 GUI(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와 함께 음성인식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터치스크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통신업체인 노키아도 이미 유럽에서 무게가 14온스인 웹폰을 발표한 바 있다.
노던 텔레컴과 노키아는 아직 자사 제품의 미국내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디지털 셀룰러 네트웍이 유럽에서처럼 광범위하게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럽의 셀룰러망이 이 지역의 90%정도를 포괄하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10%정도밖에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웹폰을 내년중에나 미국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아무튼 검색속도나 화면크기등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가격이 보다 떨어지면 이 개인휴대단말기의 보급은 인터넷의 확산만큼이나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는 데 업계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