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홈PC업계, 수익성확보 전략 다각도 모색

극심한 가격경쟁과 그에 따른 이윤율 하락.대부분의 홈PC업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컴퓨터업체들에게 있어 껴안고 가야 할 미래 디지털시대의 핵심분야라는 인식이 아직 지배적이다. 가전제품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바로 홈PC는 인터넷검색에서부터 TV를 비롯한 모든 가전제품의 제어에 이르기까지 가정내 네트웍화의 구심점이 될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홈PC장사에서 그다지 재미를 못보면서도 이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홈PC업체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에 따라 총마진율이 10%정도로 떨어졌고 이러한 이윤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휴렛 패커드(HP)의 경우 홈PC사업에 뛰어 든 이후 외형적으로는 약진세를 보이며 미국시장 점유율이 시장참여 16개월만에 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그러나 HP의 홈PC사업은 간신히 손익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HP 홈PC사업부의 웹 맥키니 총책임자는 『이 사업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사람이 달에 가는 것과 같다』고 말해 이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변하고 있다.결국 홈PC사업은 잘해야 본전인 것이다.

그동안 홈PC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지키던 팩커드 벨도 지난 8월이후 시장점유율이 23.4%에서 17.5%로 급락했다.이윤율하락을 보전할 고부가제품도 없어 결국 팩커드 벨은 자금난에 봉착하게 됐고 급기야는 일본 NEC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아 40%의 지분을 넘겨주고 이 회사의 PC부문과 합병되면서 주인이 바뀌는 운명을 겪게 된 것이다.

홈PC시장 경쟁의 치열함과 잠깐의 실책이 도태위기까지 몰고 갈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였다.

지난 1월 홈PC사업에서 손을 뗀 디지털 이퀴프먼트의 방침도 이 사업의 힘겨움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PC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올 연말 성수기에 소니나 도시바와 같은 일본업체들의 본격적인 공세로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져 제조업체중 컴팩과 유통업체중에는 컴프USA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익면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는 홈PC를 고수하고 있다. 결국 PC가 디지털 가전시대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이다.

대신 업체들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홈PC사업의 수익성확보를 위해 안간힘을쓰고 있다.

최근 미국시장서 홈PC를 판매하기 시작한 소니의 경우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이유는 홈PC사업을 통해 대형 모니터나 CD롬 체인저,무선 마우스,디지털 카메라등 PC관련 주변기기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소니 홈PC부문의 티모니 에링턴 수석부사장이 『(홈PC의)수익성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비록 이것이 본전사업이라 하더라도 분명히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입장을 뒷밧침해준다.

컴팩이나 IBM,HP도 스캐너등 PC주변기기의 판매를 통해 소위 애프터마켓을 공략함으로써 홈PC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애플은 구형모델의 경우 저가에 처분하고 대신 PC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겨냥,2천4백달러부터 시작되는 「퍼포머」신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추며 다시 이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HP도 홈PC부문을 고수익사업으로 만든다는 목표아래 조직운영을 효율화시키는 한편 무리한 시장확대를 경계하기 위해 현재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북미와 프랑스,영국이외의 시장진출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즉 지금으로선 홈PC사업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시장개척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또 지난 4월부터 미국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한 「파빌리언」홈PC의 경우 내부설계를 인텔에 의뢰하는 한편 생산은 SCI 시스템스에 위탁함으로써 비용절감과 가격경쟁력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IBM이 지난달 대만 에이서와 PC OEM생산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아웃소싱으로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PC업체들은 소프트웨어업체들에게 지불하는 번들료도 줄이고 있다.그동안 PC업체들은 제품출시때 일정 소프트웨어제품을 번들 채용하는 대가로 소프트웨어업체들에게 대당 일정액을 지불해 왔다.

그러나 올들어 이것도 업그레이드 제품의 경우 지불료를 삭감하고 있는 것이다.

홈PC의 시장을 세분화해 PC 중복구매자나 게임매니아등 특정고객을 겨냥한 고가제품으로 저가화추세를 거스르는 것도 업체들이 추구하는 한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컴팩의 경우 평판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프리자리오 3000」제품을 소비자가 3천4백99달러라는 고가에 팔고 있다.컴팩은 이를 전략제품으로 설정해 평균 홈PC의 가격을 지난해보다 5∼10%정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C 중복구매자의 경우 전반적으로 초보자들에 비해 가격보다는 제품의 성능을 더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이들을 겨냥해 고가제품의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3천1백99달러하는 HP의 「파빌리언」이나 NEC의 2천8백99달러짜리 「파워플레이어」는 3차원 그래픽,하이파이 사운드등의 기능이 뛰어나 게임 매니아들의 수요를 집중 겨냥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

그밖에 홈PC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사업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IBM이 캐나다에서 홈 네트웍구축을 시험중에 있거나 에이서가 자사 PC사용자들에게 1년간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