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계속 가라앉고 있다. 특히 그동안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까지 수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전자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한 전분야의 수출이 석달째 줄어들고 국산 소비재판매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체들은 불황극복을 위한 다각적인 타개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경제난국이 하루아침에 풀릴 일이 아니어서 고민이다.
정부는 다소 시기에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에 국가경쟁력 10%높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경쟁력 10%높이기 운동이 그 어느때보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돼 국가경제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선진국 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획기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욱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업체들의 통신시장 진출에 대비해 경쟁력을 서둘러 확보하지 않으면 외국시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칫 우리 안방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근원적인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 국내 유력연구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계속 내림세로 치닫는 것은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인 경기후퇴에도 원인이 없진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쟁력이 약화된 데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경쟁력은 올해 46개 조사대상국중 33위에 그쳤다. 이는 아시아 4마리 용 가운데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단기적인 경기불황 극복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체적 경쟁력 확보방안을 수립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추진해 나가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정부가 정책은 신중하게 수립하고 중간에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가 나름대로 신중한 검토를 해 정책을 수립했겠지만 추진과정에서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정부나 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 정부가 정보사회 실현을 위해 발표한 정책중에도 기술적인 검토가 미흡해 차질을 빚는 경우가 없지 않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의 공공부문인 초고속 국가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의 경우 현실여건과 기술적인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해 최근들어 당초 방침이 재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업은 당초 2010년까지 8천1백14억원을 투입해 국가 및 공공기관을 초고속망으로 연결하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3백50억원을 투입해 일부 구간의 광케이블 회선을 확보하는데 그친 상태라고 한다. 또한 민간부문의 초고속가입자망 구축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던 민간 초고속망사업자 허가도 내년으로 연기되는 등 당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사업차질은 본의는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이나 국민들의 불신을 사는 일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각종 정책은 발표했는데 그 중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됐다면 했다면 그 정책은 기업이나 국민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다음은 정부가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의 경쟁력제고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과감하게 해소해 주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개발연구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최근 조사에서 행정규제완화와 함께 금융 세제완화, 민원처리 간소화, 공장 신증설 규제완화, 수출입 허가제도 완화 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에 이런 요인들이 장애물로 작용한다면 정부는 이를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 이런 조치가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관련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면 정부가 이를 미룰 필요가 없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요즘 지칫 정부가 발표한 각종 정책이 표류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또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정규제는 관련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른 시일안에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닥친 경기침체나 수출부진은 어떤한 경우에도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로 인한 부담도 바로 우리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