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전자산업전시회인 「재팬 일렉트로닉스 쇼(JES)」가 지난 1일부터 5일간 지바 마쿠하리국제전시장에서 열렸다. 35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인죠이 멀티미디어(멀티미디어를 즐기자)」를 주제로 사상 최대규모인 6백36개 기업 및 단체(해외 2백8개포함)가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기록매체의 총아로 기대되는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와 「꿈의 TV」로 일컬어지는 벽걸이TV가 상품화를 불과 한두달 앞두고 전시된 것을 비롯,전자산업 발전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고밀도디바스이등도 일제히 선보여 그 열기가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회는 가전부문과 산업기기부문으로 나눠져 진행됐다. 각 부문별 주요동향을 소개한다.
-가전부문
가전부문의 최대 특징은 디지털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다. DVD플레이어를 비롯 디지털비디오카메라(DVC), 인터넷TV, 미니디스크(MD)등 거의 모든 제품이 디지털을 지향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내달 상품화될 예정인 DVD플레이어. 샤프를 제외한 가전관련 8대업체가 모두 출품했다.
특히 도시바, 마쓰시타電器, 소니, 히타치제작소, 파이오니아등 5개업체는 부스 정면에 DVD특별전시관을 마련, 경합을 벌였다. 이중 일찍이 규격경쟁에서 격돌한 도시바와 소니는 부스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예선전을 치뤘다.
도시바는 「DVD가 시작된다. 도시바로 부터 시작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부스에 15대의 플레이어를 전시, 이 분야 맹주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소니는 판매시기를 내년 봄으로 연기한 탓인지 2대만 전시했으나 「CD ONLY 소니, DVD ONLY 소니」라며 DVD규격이 CD연장선상에 있음을 다시한번 내세우며 맞섰다.
일부 업체는 다음 세대를 겨냥, DVD롬장치등을 참고작으로 출품했다. 또 주목되는 것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를 이용한 벽걸이TV. 12월 최초로 상품화에 나서는 후지쯔제너럴을 비롯해 NEC, 미쓰비시電機, 히타치, 파이오니아, 마쓰시타가 시제품을 포함해 대거 출품했다.
파이오니아에선 「사양의 우수성」을 역설하고 미쓰비시에선 「하이비젼대응 46인치형의 試제작완료」를 강조하는등 내년 시장형성을 겨냥, 벌써부터 업체간 선전이 뜨겁다.
이밖에 인터넷 단말기능을 TV본체에 내장한 인터넷TV, 양방향대응 와이드TV, 디지털위성방송대응 수신기관련 신제품들이 관심을 모았다.
-산업전자기기
산업전자기기분야에서는 액정디스플레이(LCD)나 PDP등 디스플레이관련 기술의 진보가 우선 눈길을 끌었다.
LCD는 노트북PC용을 중심으로 대화면, 狹額緣化가 급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시장으로 주목되는 브라운관(CRT)대체를 겨냥하는 데스크톱 액정모니터가 대거 출품됐다. 박막트랜지스터(TFT)방식은 액정화면 크기가 15인치전후에서 20인치이상인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넓은 시약각을 실현하는등 화질도 크게 향상돼 차세대 모니터로서의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소형 액정에서는 드라이브회로를 일체화할 수 있는 저온폴리실리콘TFT나 반사형 컬러LCD의 기술수준이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사형은 컬러표시색이 크게 늘어 휴대단말기, 디지털AV기기용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PDP의 경우는 화면이 LCD보다 큰 30인치전후 제품을 비롯 40인치제품까지 대거 출품, 벽걸이TV용뿐아니라 공공표시용이나 OA용등 업무용 모니터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전시제품들은 PDP의 최대약점인 화면밝기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디바이스에서는 DVD용 칩세트, 응용분야가 넓은 멀티미디어 RISC(명령어축약형컴퓨팅), 화상처리LSI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전자부품에서는 휴대전화, 간이휴대전화(PHS)등 이동통신관련 세트기기의 다운사이징화를 반영하는 경향이 여실히 나타났다. 즉 소형 박형 경량화를 추구해 자동실장에 대응한 각종 표면실장부품(SMD)이 전시됐다. 특히 각종 부품에서 「업계 최소」, 「저소비전력」등을 표방한 제품이 상당수 선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까지 업계 최소였던 1005크기를 더욱 소형화한 0603크기의 칩적층세라믹컨덴서를 비롯해 소용량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온도보상형 수정발진기(TCXO)에서는 디지털TCXO로는 업계 최소인 0.126cc제품도 등장했다.
이밖에 전자고주파 EMI(전자파방해)제어용 코일부품등 노이즈대책관련 부품도 대거 출품,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정보기기부문에서는 PC주변기기인 12배속의 CD롬장치나 무선 마우스등이 출품됐으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고용량화에 대응한 자기저항(MR)헤드와 관련해 진보된 기술도 대거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DVD관련으로는 광헤드, 광학부품등 핵심기술이 선보였다.
한편 실장관련 기술은 특별전시형태로 「첨단실장시스템전」이 마련, 집중 소개됐다. 반도체에서도 멀티미디어 이후의 주류로 주목되는 시스템 온 칩을 겨냥한 전시가 두드러져 각종 메모리를 비롯, 마이컴, ASIC(주문형반도체)등의 로직제품, 화상처리나 통신용 ASSP(주문형표준IC)등이 상당수 전시됐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