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B)보다 한 단계 앞선 지식기반(knowledgebased)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시스템인 「ICAD」가 항공기,자동차등의 설계,제작에 핵심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인 콘센트라社가 개발한 이 CAD시스템은 항공기 설계과정에서 설계전문가나 엔지니어들의 지식뿐만 아니라 항공기 제작과 관련한 각종 법규나 안전기준,항공기 각 재료들의 기능,최적의 제작상태,제작비용등에 관한 정보를 컴퓨터에서 검색,이를 토대로 설계하기 때문에 제작기간및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어 세계 항공기및 자동차업체들로부터 서서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식베이스(KB)」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DB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정교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식베이스」가 일단 구축되면 이를 토대로 항공기 제작규격이 시스템에 입력되고 이후 몇분만에 기하학적 설계가 완성된다.
여기서 「지식베이스」의 ICAD는 「지식베이스」가 일단 구축되면 기존의 CAD시스템으로 몇주일 걸리는 기하학적 설계작업을 5∼10분으로 크게 단축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ICAD의 장점은 또 여러가지 규격을 서로 조합해 볼수 있다는 점이다.이에 따라 다양한 규격을 조합해 보고 그 결과 최종 설계규격이 완성되면 그 다음 전통적인 CAD시스템으로 보다 정밀한 설계작업을 수행한다.이러한 ICAD는 항공기의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기존의 절반정도 되는 시간과 인력으로 다양한 조건을 선택해 두번의 테스트를 거쳐 완벽한 「개념상의 설계」를 완성시키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실ICAD는 이미 10여년전에 개발,상용화돼 왔다.그러나 초기에 이 시스템은 설계분야보다는 특수한 용도로만 인식됨에 따라 적용범위도 매우 한정됐다.때문에 이 시스템의 개발업체인 콘센트라의 연간매출도 2천6백만달러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점차 사용하기 간편하도록 ICAD의 성능이 계속 향상됨에 따라 항공기나 자동차 설계과정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관련업체들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한편 데스크톱PC도 고성능화의 진전에 힘입어 이 지식베이스의 엔지니어링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ICAD의 성능향상에 따라 현재 항공기와 자동차분야에서는 설계비용및 시간을 절감하고 항공기나 차종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이의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업체가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와 에어버스 인더스트리,그리고 인도네시아의 국영 항공기업체인 IPTN社이다.
이중 IPTN은 이미 60만달러를 투자한 ICAD의 파일럿(시험)프로젝트를 지난 8월에 출범시켰다.IPTN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몇개월내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면 내년에는 투자액을 수백만달러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선 IPTN이 지난해 내놓은 「N250」 트윈 터보프롭 엔진 항공기의 날개박스를 설계,제작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필요인원을 산출해 그 결과를 이 회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일반 CAD시스템인 「카티아」가 산출한 수치와 비교하게 된다.
IPTN은 이 프로젝트에서 지식베이스의 ICAD를 이용할 경우 설계시간이 적어도 45%정도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콘센트라를 비롯한 6개의 항공우주관련 전문가들은 IPTN과 공동으로 이 회사의 제트기 「N2130」제작에 토대가 될 지식베이스의 구축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총 20억달러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내년3월부터 예비 설계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돼 오는 2천2년 기체가 완성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IPTN은 비용을 절감하고 기체의 완벽을 기하면서도 빠듯한 제작일정에 맞추기 위해 설계및 제작을 통합,간결화시킨다는 방침아래 이른바 「동시 엔지니어링」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다양한 원리들을 동시에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시키고 작업을 진행시키는 새로운 방법인데 여기서 IPTN은 ICAD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N2130」의 전체 제작기간을 「N250」보다 2년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말해 IPTN의 「동시 엔지니어링」항공기 제작기법의 성공을 위해 ICAD를 핵심적인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편 에어버스 인더스트리도 초대형 여객기인 「A3XX」의 개발에 이와 유사한 시간및 비용절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동시 엔지니어링」기법으로 현재까지 20∼30%의 시간및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동시 엔지니어링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처음에는 일반 CAD시스템을 선정했다가 지금은 지식베이스의 CAD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BAe社도 ICAD의 시험작업을 통해 비행기 동체나 착륙장치등과 같이 대형비행기 각 부위의 설계,제작에 특히 이 시스템이 유용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가장 복잡한 항공기나 자동차의 설계과정에서 이러한 지식베이스 ICAD시스템의 채용이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관련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