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정부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PCS(개인휴대통신)서비스와 관련, 태국의 휴대전화사업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는 PCS의 존재가 애매하다는 것이 그 원인인데, 태국정부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태국은 지난 7월말, PCS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태국 체신부가 PCS서비스의 요금체계를 승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태국통신기구의 하나인 TOT(텔레폰 오거니제이션 오브 타일랜드)는 현재 2개 민간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PCS서비스의 계약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
이에 대해 기존 휴대전화서비스의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은 법적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PCS의 도입은 국가로 부터 허가 받은 자신들의 독점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PCS는 셀룰러방식의 휴대전화가 가지고 있는 기능의 대부분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멀티미디어기능의 탑재도 용이한 편이다. 또 일반 휴대전화에 비해 단말기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통화요금도 저렴하다.
태국에서는 당초 올해 초 PCS서비스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를 추진해 온 태국기업 2社와 이들기업에 기기를 제공하는 일본기업은 일련의 기술적, 법률적문제와 마케팅상의 문제 등 때문에 시행을 연기했었다.
이때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던 것이 PCS가 고정된 전화선에 대한 부가가치서비스냐, 아니면 별도의 독립된 휴대전화서비스냐 하는 문제였다.
태국의 2개 휴대전화사업자 가운데 하나인 AIS(어드밴스트 인포메이션 서비스)社는 자신들이 태국정부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2社 이외의 다른 회사는 향후 20년간 자신들의 서비스와 경합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태국에 PCS를 도입하려고 하는 TA(텔리컴아시아)社와 TT&T(타이 텔리폰 앤드 텔리커뮤니케이션)社및 TOT는 PCS서비스는 셀룰러방식의 휴대전화와 동일한 것이 아니고 고정선서비스를 확장하는 정도의 보조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PCS도입이 문제가 될것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태국정부 가운데 대립하고 있는 정당들 간의 논쟁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TT&T社는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TT&T社는 이미 NEC를 기기제공기업으로 선정했으며, NEC의 제품사양을 TOT에 제출하여 허가를 요청하는 등 PCS도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일본에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온 태국정부는 유럽기업의 태국 PCS시장 참여를 기피하는 태도가 역력하다. 이번 태국이 도입하는 PCS는 일본방식인 PHS방식으로, 통신방식이 유럽표준과 호환성이 없다. TOT는 NTT가 개발한 일본방식의 시스템만을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유럽의 알카델, 에릭슨, 필립스, 사이먼 등이 태국 체신부에, 이번에 도입되는 태국PCS서비스가 유럽표준인 DECT(디지털 유럽 코드리스 텔레커뮤니케이션)와 호환성을 갖도록 해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투자비 증가를 이유로 이같은 요청은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다.
태국의 PCS서비스도입은 태국의 특수한 정치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약간의 잡음이 수반되고 있으나, 멀지 않은 장래에 실용화를 맞이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또 현재로서는 도입되는 서비스방식도 이미 결정한 호환성없는 일본 방식이 그대로 채용될 전망이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