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브라질 통신시장 앞다퉈 진출

국내 통신업계가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 통신시장 진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한국통신, 한국이동통신6등 기간통신사업자와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통신장비업체들이 잇따라 브라질 입성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의 이같은 브라질 통신시장 진출움직임은 기본적으로 현재 브라질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통신사업 민영화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브라질의 통신사업 구조는 현재까지 철저한 정부 독점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전국을 31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마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독점사업자가 시내, 시외, 국제 등 기본통신서비스는 물론 이동전화와 부가통신서비스까지 관할하는 구조다.

특히 31개 지역 가운데 27개 지역의 통신서비스를 텔레브라스라는 국영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나머지 4개 지역 역시 주정부나 시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통신사업 민영화계획은 독점사업자를 완전히 민영화하고 이동전화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첫단계로 브라질 남단에 위치한 남리오그란데주가 소유하고 있는 CRT사 민영화를 금년 중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CRT사 민영화작업은 브라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신사업 민영화정책의 첫번째 사업으로 남리오그란데주가 직접 운영하는 CRT사를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의결권 주식의 35%를 매각하는 것이다. 물론 인수업체로 선정된 외국업체에 CRT사의 경영권까지 위임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바로 이 CRT사 지분매각에 현지 유력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한국 통신업체의 브라질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CRT사 민영화사업이 국내 통신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한국통신의 성패가 앞으로 계속될 민영화사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CRT 민영화에 이어 독점체제인 이동전화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97년 초 전국을 4, 5개 지역으로 분할, 지역마다 이동전화 제2사업자를 허가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현재 27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텔레브라스사 계열 업체들을 통폐합, 44~5개 그룹으로 재편성, 경쟁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이동전화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전화서비스에 경쟁체제가 도입될 경우, 신규사업자는 물론이고 기존의 국영사업자까지 현재 아날로그방식 시스템을 전면 디지털방식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처음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화 성공이라는 간판을 올려놓고도 해외시장 진출실적이 거의 전무한 국내 통신업체로는 CDMA기술을 전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브라질에서 노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 등 CDMA 장비업체들이 최근 브라질지역에서 CDMA 관련행사를 잇따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한국 통신업계의 브라질 이동통신시장 진출전략은 대체로 이동전화사업권 획득과 CDMA 장비시장 공략 등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한국통신은 CRT 민영화사업과 동시에 내년 초에 있을 이동전화 주파수 경매에 삼성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 적극 참여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는 상태다.

또 한국이동통신은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는 현지 알가그룹의 컨소시엄에 자본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DMA 장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이동전화 주파수 경매보다는 현 기간통신사업자인 텔레브라스 계열 사업자들이 추진중인 이동전화서비스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