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퓨터 미술인력 해외서 조달

(로스앤젤레스=聯合) 최근 폭발적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컴퓨터 미술 산업은 이에 따른 전문인력 확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으나 그동안 각급학교에서 미술교육을 등한히 해온 결과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베이브」의 제작사인 로스앤젤레스의 리듬 앤드 휴즈社의 경우 75명의 디지털 아티스트를 고용하고 있으나 이중 절반이 30여개국 출신의 외국인이고 미국인은 나머지 절반, 그 중에서도 캘리포니아 출신은 단 7명 뿐이다.

영화, TV, 광고, 컴퓨터 게임, 인터넷, 테마파크 등 디지털 아티스트의 수요는 무궁무진하며 캘리포니아州의 경우 현재 지난 91년의 10배인 약6천명이 디지털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으나 앞으로 수백명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해 세련된 시각디자인을 창출해낼 수 있는 인력은 제한돼있는데 리듬 앤드 휴즈社의 존 휴즈사장은 『이는 단적으로 말해 학교교육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국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초보적인 미술교육 조차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 기술자는 많아도 미술가는 드물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 등 컴퓨터 미술업이 번창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 78년부터 각급학교에서 재정난을 이유로 미술교육을 중단해온 결과가 최근 인력난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워너 브러더스社의 데이브 매스터 미술담당 상무는 이 회사에서 컴퓨터 그래픽아티스트로 일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 테이프를 제출하는 지원자중 99%가 컴퓨터 기술은 있으나 예술적 재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라이온 킹」의 그림을 그린 컴퓨터화가들이 여러 군데서 고액의 스카웃 제의를 받은데서 알 수 있듯이 이 분야의 수요와 함께 이들의 수입도 날로 늘어나 적게는 4만달러에서 많게는 15만달러가 넘고 있다.

워너 브러더스는 지난 몇달 동안 컴퓨터 아티스트의 수를 3배로 늘렸고 창업4년째인 소니 이미지웍스社는 현재 2백50명인 아티스트를 앞으로 6개월내에 3백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분야의 선발업체인 디지털 도메인社는 약35%에 달하는 외국인을 포함, 현재6백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충원이 어렵다는 이유로 밀려드는 일감을 거절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업체들은 경험있는 컴퓨터 아티스트를 구하기 위해 미국 국내는 물론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등 정규교과목에 미술이 포함돼 있는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일본은 교과 과정의 14%가 미술교육에 할애되고 있는 반면 미국은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국내 인력양성을 위한 학교 미술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일부 학교들이 이를 이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교육제도 자체에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미술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정치인, 관료, 교육자들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는 이같은 문제가 해결될 길이 요원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