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회의실에서 실시된 한국통신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통과위 의원들은 한국통신이 실시한 장비 및 공사 입찰에 입찰 정보의 사전 유출과 업체간 나눠먹기식 담합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이와함께 국정감사 단골 메뉴인 한국통신 경업합리화 방안등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인터넷이나 광케이블등과 관련된 수준 높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 통과위 소속 의원들의 전문성이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인길 의원(신한국당)은 하국통신과 데이콤의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요금이 미국회사들에 비해 최대 4배가지 비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답변에 나선 한국통신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홍의원은 대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T1(1.544Mbps)급 회선을 통한 인터넷 사용료가 국내업체의 경우 3백43만원(한국통신, 데이콤)인 데 비해 미국업체들은 1백만원(1천2백달러)에서 2백50만원(3천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통신등 국내 서비스 업체의 인터넷 전용회선 사용료는 56Kbps의 경우, 월 79만5천원에서 93만7천원인 반면 미국의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네트컴의 요금은 약 28만원(3백50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의혹시리즈를 집중 거론하는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김선길 의원(자민련)은 한국통신의 매출증대를 위해 이른바 「전화 걸기 문화 캠페인」을 한국통신측에 권유, 답변에 나선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의원은 『우리나라는 전화보다 직접 만나서 얼굴을 보고 대화해야만 일이 이루어지는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러한 문화는 결코 교통난을 가중시키고 비리발생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
따라서 『한국통신이 전화걸기 문화를 기업을 대상으로 확산시킨다면 경제 사회 인프라의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통신 매출액 향상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활동도 전화로 합시다』 『팩스로 보내고 전화로 만납시다』 『막히지 않아서 좋다. 건전해서 좋다. 전화가 좋다』 등의 구체적인 홍보 문구까지 제시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번 감사에서는 기존의 단골메뉴였던 공중전화 낙전에 관한 질문이 사라진 대신 이른바 PC통신 낙전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김영환의원(국민회의)은 데이터망의 불안정으로 PC통신 중 접속에 실패하거나 재접속 반목동으로 인해 가입자가 부당하게 부담하는 전화요금이 연간 1천3백억원에 이른다고 주장, PC통신 낙전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김의원은 데이커망 불안정으로 가입자가 하루 평균 10분에 해당하는 전화요금 1백33억원을 부당하게 부담하고 있으며 PC통신 이용자를 2백70만명으로 가정할 때 한달에 무려 1백7억7천3백만원, 연간 1천3백억원을 손해보고 있다면서 PC통신망의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유용태의원(신한국당)은 공중전화 서비스 개선을 즉각 모색하라고 한국통신측에 요구했다. 유의원은 『다수시민이 이용하는 공중전화에 3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한국통신의 무관심으로 발신밖에 되지 않는 반쪽전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편의 또한 관리형 공중전화가 무인 공중전화보다 훨씬 많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인공중전화 확대를 요구했다.
이상회 의원은 한국통신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인력 확보계획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90년부터 95년까지 계열별 불과하다고 신규 채용인력의 대학 전공을 분석해보면 총 5천1백25명중 정보통신 관련 전공자가 39%에 지적하며 『이는 기술 중심의 경영이 아니라 행정 관리 능력만을 키워 한국통신 자체는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