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기반기술 연구개발사업이 앞으로 「경쟁을 통한 연구개발」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보도다.
통상산업부는 올해부터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의 연구분위기 쇄신 및 산업기술의 조기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 중 기술개발 목표가 동일한 6개 과제를 복수로 선정, 지원하는 「경쟁연구」 개발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주요 대상과제 중에는 고신뢰성 고속용 무선 LAN 기술개발을 경희대학교와 나우정밀이 경쟁을 통해 개발토록 하는 것을 비롯 직류차단기는 일진전기공업과 영신전기공업이, 고능률, 고정밀 연삭기는 한국기계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이, 디젤 엔진용 산화촉매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경쟁 개발토록 하는 등 대기업 과제와 중소기업 과제를 골고루 안배함으로써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들 대상과제에 대해선 향후 1년 동안 동일한 조건으로 지원하되 기술개발 1차연도 종료시점에서 연구결과를 비교 평가하여 우수과제에 대해서는 계속 지원하고, 탈락한 과제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계획이다.
정부의 이같은 「경쟁연구」 유도 조치는 공업발전법에 따라 핵심 산업기술의 개발촉진을 통한 기술자립 기반구축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87년부터 실시해 온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이 시행 10년 만에 일대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는 연구분위기 쇄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기술개발 목표를 갖는 과제를 복수로 선정, 지원함으로써 경쟁연구를 유도한다는 것은 곧 연구개발 생산성 제고와 함께 산업기술의 조기개발 촉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또 이는 경쟁과제에 참여하는 기술개발 인력의 자질 및 연구경험 축적이 단독과제 수행시보다 배증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개발기술의 시장성 예측이 빗나가 상업성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리스크의 감소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개발이 끝난 시점에서 지원했다가 탈락된 경쟁과제의 기술이 오히려 제품개발에 적용될 때에는 이미 경쟁연구를 통하여 상당 부분의 기술을 축적해 놓았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쟁기술을 추격하는 것이 매우 용이하며 기술 도입시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선진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방향선회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몇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시범사업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하며 객관적인 평가와 심의가 먼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산업기술 전문 평가기관인 산업기술정책연구소로 하여금 시범 경쟁연구사업의 연구평가 관리업무를 담당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기술연구원 부설기관으로 발족된 산업기술정책연구소는 무엇보다도 신뢰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탈락과제에 대한 후유증 치유문제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부는 탈락한 과제에 대해서도 자체적인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제공 등의 후속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다. 관련업계나 기관들이 정부의 이번 「경쟁연구」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평가의 객관성 확보와 탈락 후유증 문제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공업기술 수요조사에 통해 발굴된 산업현장의 공통애로기술과 국가차원에서 개발이 시급한 기술로서 정부가 특별히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경우 해당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중 일부를 정부에서 부담하는 제도로 핵심산업기술의 개발촉진을 통한 기술자립 기반구축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산업계학계연구계간 협동연구를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능력을 제고하며 신기술 창업을 촉진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여러가지 긍정적인 측면을 감안, 이번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경쟁사업」 과제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술개발 과제선정이 그동안 기술개발 현장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도출하는 버텀 업 방식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산업 현장중심의 현실적인 기술과제가 채택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편적인 기술과제를 도출하는 데 그치거나 단기적 애로기술 개발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등 비현실적인 문제가 상존해 있는 한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개선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