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나와라!』
지난 1월 美 노벨社로부터 워드퍼펙트부문을 인수한 이래 미국 업무용 소프트웨어(SW)시장에서 MS를 추월하는데 성공한 캐나다의 코렐社가 최근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및 그래픽프로그램을 통합한 패키지제품을 발표하고 對MS전 확전을 선언했다.
코렐社는 지난 85년 시스템통합(SI)업체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그래픽SW시장에서 성장한 업체. 내달초 선보일 「코렐 드로 7」이 아니어도 이 회사가 이미 IBM PC를 기반으로 하는 그래픽SW분야에서 선두업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워드퍼펙트를 인수할 당시만해도 캐나다소재 중견 그래픽SW업체의 이러한 행보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래픽SW분야에서만도 이익 올리기에 부족할 것이 없는 업체가 워드프로세서부문을 인수한다는 것이 의외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그래픽SW부문이 MS의 예봉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부문이고 보니 코렐로서는 「호랑이(MS)없는 굴에 여우(코렐)가 왕노릇을 한다」는 지적이 따가왔을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하기도 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앞에서 남의 이목 때문에 변신을 감행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없다. 그때부터 이미 코렐은 MS와의 일전을 상정해놓고 워드퍼펙트를 인수하는등 종합 SW업체로의 전환일정을 치밀하게 추진해나간 것이다.
현재 세계 업무용SW시장에서는 MS의 「오피스」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코렐은 여러가지 점에서 MS와의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은 그동안 그래픽SW부문에서 보여준 특유의 뚝심을 앞세운 마케팅 노하우. 코렐은 워드프로세서및 스프레드시트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번들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신제품출하와 동시에 종전 제품의 가격을 대폭 할인 판매하는 방식도 그대로 활용하는 한편 상대업체들을 당황시킬 정도의 저가전략도 펼 계획이다.
이밖에 코렐은 향후 인터넷부문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인터넷 프로그래밍언어인 자바에 기반한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워드퍼펙트 자바버전 개발이 노벨의 실패경험을 극복할수 있는 묘약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드퍼펙트로 MS와 경쟁을 시작할 당시 노벨은 네트워킹부문을 주도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분야에서도 중심업체로 부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용체계를 비롯한 SW 전부문을 주도하고 있는 MS와의 안일한 대결이 노벨에게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결국 노벨은 워드퍼펙트를 매각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MS와의 맞대결이 무모하다는 것은 코렐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코렐은 확실히 노벨과 다르다. 코렐은 오직 「자바」라는 신검만이 MS와의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MS가 휩쓸고 다니지 않아 공정경쟁(?)이 가능한 부문을 싸움터로 골랐다. 코렐은 내년 중반 출시예정인 자사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나 저가의 네트워크 컴퓨터(NC)등 非PC단말기가 보편화되면 자바기반 워드퍼펙트 슈트의 기세도 그만큼 올라갈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렐은 또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제품업그레이드에 걸리는 평균기간인 1년반~2년을 1년으로 줄일 정도다. 기타 「코렐 벤추라」 「코렐CAD」를 비롯 「코렐 비디오」와 가정용CD사업등을 통해 종합SW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영역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코렐앞에 평평대로만이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워드퍼펙트의 인수및 운영과정에서 보여준 능력이 신뢰성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로열티를 얼마간 지불한다해도 현금 1천1백만달러에 주식가액 1억달러를 지불하고 연간매출 3억달러로 추산되는 워드퍼펙트를 인수했다면 코렐은 워드퍼펙트를 거저 주은거나 다름없다. 참고로 노벨은 지난 94년 8억달러에 워드퍼펙트를 인수했다.
MS의 빌 게이츠회장은 한때 코렐을 『기술력보다는 마케팅력이 더 무서운 업체』라고 평가한바 있다. 이것이 진심이든 아니면 경쟁업체를 겨냥, 속내를 뒤집어 보인 발언이든 관계없이 코렐은 이미 MS와 겨룰수 있는 업체로 인정받은 셈이다.
SI에서 SW로, 또다시 인터넷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해온 업체 코렐의 앞에는 이제 MS뿐만 아니라 세계 컴퓨터관련업체들과의 무한경쟁이 기다리고 있다.<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