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38)

일반 PC 보다 수백 배 큰 용량을 가지고 있는 자동 절체스템이나 교환기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재 입력시키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침입한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김지호 실장은 바이러스에 대한 생각에 이르자 제2 연구소의 김창규 박사를 떠올렸다. 프로그램 전문가.

국내에서 개발한 전전자교환기의 운용 프로그램을 총괄하여 개발한 교환 프로그램의 권위자 였다.

김창규 박사를 통하여 김지호 실장은 컴퓨터에 침입하는 바이러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이러스의 종류, 침투방법, 치료방법 등 컴퓨터에 침입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비록 상식적이었지만 폭넓은 지식을 갖게 된 것이다.

김지호 실장은 자동 절체시스템에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는 요인을 생각했다. 하지만 별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용량의 시스템인데다 일반 PC와는 다른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교환기 내부의 신호도 별도의 신호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바이러스 침입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만일 외부의 일반 통신선로를 통하여 바이러스가 침입한다고 해도 하부 프로세서에서 감지하여 차단시킬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프로그램 제작 당시부터 내부에 바이러스가 숨겨져 있기 전에는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김지호 실장은 하고 있었다.

『정 과장, 절체 준비 다 됐나?』 김지호 실장은 비디오 폰으로 정 과장을 불렀다.

『예, 실장님. 상대국과 절체 시 필요한 비상통화 회선은 다 확보했습니다. 절체 코드가 부족할 것 같아 서울 자재 국에 지원 요청했습니다.』

『얼마나 부족하지?』

『저희한테 비치되어 있는 것이 4천 개 정도여서 천 개 정도 지원 요청했습니다.』

송신 측과 수신 측을 구분하여 각각 하나씩의 절체 코드가 필요하다. 5천 개. 5천 개의 코드를 절체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정 과장, 다 절체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지?』

『적어도 2시간 이상이 소요 될 것입니다.』

『좋아, 중요회선부터 절체시키도록 해. 비상절체 순서에 따라 준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