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케이블TV 부가서비스

케이블TV가 연말쯤에는 150만 시청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미디어로서는 정상궤도에 올라 서게 되는 셈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사업영역을 전화, 데이타통신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확장하는 일이다.이미 외국에서는 케이블TV를 통하여 원격검침, 원격제어 등의 데이터 통신 서비스는 물론이고 전화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케이블TV는 방송서비스보다 오히려 전화서비스에서 얻는 수익이 더 클 정도이다. 이처럼 케이블 망을 이용한 부가서비스는 그 시장 잠재력이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음성전화, 팩스 등을 비롯한 통신서비스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작년에 케이블TV의 전화사업진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정책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케이블TV 전화는 기존 전화망에 대한 경쟁사업자로 부상하여 서비스의 다양화, 요금의 저렴화 등에 기여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폭이 그만큼 늘어 나는 것이다.

영상 서비스 중에서 주목되고 있는 것은 주문자형 비디오 서비스(VOD:Video On Demand)이다. VOD 사업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핵심서비스의 하나로서 멀티미디어의 대표적 서비스로 기대되고 있다.

쌍방향 통신 서비스 중에서 현재 가장 실용성이 높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인터네트 접속 서비스이다. 케이블 모뎀의 데이타 전송 속도를 다른 미디어와 비교해 보면, 500킬로 바이트의 영상을 전송하는데 기존의 전화선이 8분 정도 소요되고 ISDN회선은 약 1.5분이 소요되는 데 반하여 케이블 망에 접속된 케이블 모뎀을 이용하면 약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 이는 ISDN보다 약 100배 정도 빠른 속도이다.

가정과 직장에 PC가 본격 보급되면서 국내의 통신서비스를 통해 인터네트 등의 지구규모의 통신이 일상생활에까지 파고 들고 있다. 또한 CD-ROM 드라이브가 장착된 멀티미디어PC가 늘어 나면서 화상정보에 대한 수요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것은 PC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공사업에 대한 강한 수요가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요의 증가는 더 빠른 속도와 더 충실한 내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가정의 PC를 이용하여 동영상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하나의 비지니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 것이다. 마치 TV방송의 여명기와 같은 상황이 정보 네트워크상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네트 등의 쌍방향 네트워크의 치명적인 약점은 영상정보를 전송하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는 점이다. 영상, 문자 등의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네트는 정보량이 PC통신에 비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인터네트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교통체증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ISDN보다 100여배 빠른 케이블 망은 현재로서는 이러한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미디어이다.

케이블모뎀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전화선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험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예를 보면 케이블 모뎀은 임대제로 하여 약간의 임대료만 징수하며 이용요금은 매달 정액제로 하여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케이블TV가 비교적 빠른 시기에 다수의 시청자를 확보하여 방송서비스로서 제 궤도에 조기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이블TV 사업 삼분할 구조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삼분할 구조가 부가서비스에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다행히 10월 초에 입법예고된 방송법안 중에는 종합유선방송국이 자가망을 설치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케이블TV의 부가서비스 실현을 위한 첫 단추는 끼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케이블TV는 장차 국가기간정보통신망으로서 모세혈관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케이블TV를 비롯한 멀티 미디어의 보편적 서비스를 위한 기반 조성과 전기통신 관련법 상의 규정을 정비하여 케이블TV의 부가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는 길이 열려지기를 바란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