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산업 발전이 정보화의 관건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 정보통신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G7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정부의 「정보화 전략」도 결국은 소프트웨어 개발이 핵심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정보화 투자를 우선하며 산업화 과정 상의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정보화 과제들도 따지고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귀결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이 같은 정보화 추진 청사진은 지식집약적 산업의 대표 주자인 소프트웨어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규모는 지난해 정보서비스 부문이 1조9천3백억원, 패키지 소프트웨어 부문이 6천2백억원 등 총 2조5천5백억원대에 달해 전년대비 무려 38.2% 성장했다. 올해는 24.4% 늘어난 3조1천7백억원으로 처음 3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은 아직 취약한 실정이다. 단순 수입판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나마 개발된 몇 안되는 국내산 소프트웨어도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만 보더라도 미국이 2백만명, 일본이 1백만명을 넘은 반면 우리는 고작 7만∼8만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산업의 표준이 될 만한 노임단가 산정 등 여러가지 체계도 미흡한 형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1월부터 시작될 관급 물량부터의 시장 개방에 직면해야 하고, 또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이른바 신흥 소프트웨어 경쟁국의 공세에도 적극 대처해야 할 입장이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화 전략을 발표한 것도 더 이상 소프트웨어의 해외 종속을 방치하고서는 정보화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소프트웨어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여겨진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업계의 분위기는 올 초부터 유난히 많은 시안들을 내놓 게 된 원동력이 됐다. 소프트웨어 개발비 산정 기준의 현실화를 비롯하여 정부 및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구입비 책정 의무화, 소프트웨어 사업자 신고제 실시, 소프트웨어 공제사업 실시 등의 다양한 시안들이 올 초부터 터져 나왔다.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요청해온 이 같은 요구들이 올해 들어 비로소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정부의 정보화전략 발표로 이 같은 업계의 요구 사항들이 이전과는 달리 보다 무게를 싣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팽배하다.

차제에 세부 요구사항들을 명확히 정립해야 하겠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업계지원 부문과 인력양성 부문 등 2가지 부문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업계지원 부문에서는 소프트웨어 센터를 설립하고 단지를 조성해 우수한 업체들을 적극 육성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사업자 신고제도를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기술인력에 대한 노임단가 기준을 제정하는 한편 소프트웨어 사업자에 대한 신용담보를 현실화하고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민, 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인력 양성 부문을 위해서는 대학 및 전문기관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하고 정보처리 산업에 대한 병역특례 지원 제도를 개선, 우수한 인력이 조기에 사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국제화를 위해서 우수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고 해외의 우수인력을 국내로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도 간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이다.

국내 SW산업도 규모에 걸맞는 내실을 갖춰야 할 때이다. 정부의 정보화, 세계화 육성 의지는 한마디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홀로서기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정부의 이번 정보화전략 발표를 계기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이 한차원 높게 발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