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S-넷스케이프간 인터넷 2차전

인터넷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웹서버(Web Server)라는 서버용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웹서버용 소프트웨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넷스케이프사의 제품이 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인터넷과 관련해 이 회사는 단시일 안에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받아보는 웹브라우저 역시 이 회사의 제품인 내비게이터가 전세계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인터넷 장악을 위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MS가 「노르망디(Normandy)」라는 이름의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용 서버 제품군을 발표, 넷스케이프와의 대대적인 2차전을 준비를 하고 있어 정보통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SN이 못 다 이룬 인터넷의 꿈을 노르망디로 재도전하겠다는 것이 이번 MS의 전략이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패전을 거듭해 온 유엔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승리하게 된 역사를 상기시키켠서 노르망디 제품으로 넷스케이프의 고삐를 잡겠다는 상징성을 띤 이름이다.

노르망디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나 인터넷 콘텐트 서비스 제공자(ICP)에게 MSN과 유사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묶음이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 처음 발표된 이 제품군은 최근 상품화 마지막 단계인 「베타 2」 제품을 선보이면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노르망디의 제품구성은 MS 인터넷 뉴스서버(뉴스검색), MS 인터넷 채트서버(채팅), MS인터넷 콘텐트 레플리케이션서버(콘텐트 관리), 머천트 서버(전자상거래) 등 독자적인 패키지를 비롯해 정보검색 엔진, 전화번호부 등 멤버십 서비스 사이트화 도구 등 30여종의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인터넷뉴스 서버가 지난달 30일 처음 공개됐고 다른 제품들도 올해말에서 내년초까지 모두 선보일 예정으로 MS는 이 제품에 사운을 걸고 있다.

노르망디 제품발표와 병행해 MS는 지난 94년 OS싸움에서 IBM의 OS/2를 제칠 때 소프트웨어 기업들간 연대전략을 구사한 것처럼 이번에는 많은 정보서비스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넷스케이프를 따돌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6월 컴퓨서브를 시작으로 아메리카온라인 등 미국의 대형 ISP겸 ICP들이 이미 MS와 손잡고 노르망디를 도입하거나 기술전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나아가 이를 전세계 유명 ISP로 확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한국PC통신, 데이콤, 나우콤, 아이네트기술, 유니텔 등 주요 업체들이 노르망디 시험판을 테스트하고 있고 주요 언론과 DB서비스업체들도 노르망디의 포섭의 대상이다.

이번에 MS가 노르망디에 전력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먼저 넷스케이프의 자금원을 차단하자는 것이다. 넷스케이프의 실질적인 수입은 PC용 인터넷 브라우저인 내비케이터보다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사용하는 서버용 제품이다. 따라서 MS는 윈도NT서버에 웹서버용 프로그램인 IIS(Internet Infomation Server)를 기본으로 탑재해 제공하면서 노르망디를 통해 넷스케이프의 주력제품 판매를 차단해 이 회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MS의 노르망디 발표를 앞두고 넷스케이프사도 다양한 기능의 인터넷 서버용 제품을 출하할 계획에 있어 인터넷시장을 놓고 양대 기업간 혈전은 불가피하게 됐다.

넷스케이프는 그동안 메일서버나 뉴스서버, 카탈로그 서버 등에 국한된 제품군에서 인트라넷 전체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올해말에 출시, 노르망디의 상륙에 앞서 배수진을 치겠다는 계획이다. 또 조만간 새로 나올 웹브라우저인 「내비게이터 4.0」에 전화번호 관리 등과 같은 유틸리티성 기능까지 탑재해 기존 시장을 고수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보화사회에 있어 인터넷이 새로운 정보통신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이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형태가 급속히 변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장악을 위한 MS와 넷스케이프의 2차전을 앞두고 국내업체들은 시장변화에 지속적인 관심과 신속한 대처를 위한 준비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