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현재 LG정보통신과 LG전자로 이원화해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을 LG정보통신으로 일원화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TRS사업 단일화는 최근들어 삼성, LG, 현대 등 주요 대그룹들이 내년부터 확대위주의 경영기조를 손익관리 중심으로 바꾸면서 계열사나 사업부에 대한 정리, 통폐합 등 구조조정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과 유관하다.
즉 그룹차원에서 추진 중인 유사 부문 통폐합작업의 하나로 TRS사업 일원화가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LG그룹이 이처럼 TRS사업의 일원화를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은 기존 이원화한 조직으로는 TRS사업의 효율화를 거둘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조직을 하나로 합함으로써 국내 TRS장비업계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이라는 풀이다.
특히 그동안 양사가 각종 TRS 프로젝트 입찰에 동시에 참여하면서 불필요한 경쟁을 펼쳐온 점이 줄곧 그룹 내부의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국내 TRS시장이 기존 아날로그 시장에서 디지털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시기적으로 양사업의 일원화가 가장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하고 있다.
하지만 LG그룹의 TRS사업 일원화가 의도처럼 착착 진행되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4년부터 LG전자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모토롤러사가 LG그룹 TRS사업 단일화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TRS사업이 LG정보통신으로 일원화 될 경우 아날로그 시장에서 LG정보통신 모델만 적극 마케팅에 나서는 반면 모토롤러 장비에 대한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져 결과적으로 모토롤러사가 간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특히 모토롤러는 LG정보통신이 무선통신분야에 대한 자체기술이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현재 제휴선이 LG전자보다 기술력이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LG정보통신에 기술을 이전할 경우 2,3년뒤 독자기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이와관련, LG측은 현재 기술인력의 대부분이 개인휴대통신(PCS) 등 차세대 무선통신분야로 집중하고 있어 TRS분야의 기술개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모토롤러측을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LG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TRS사업 단일화는 현재로서는 시기만이 문제일 뿐 언젠가는 성사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 경우 기존 TRS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다른 경쟁업체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