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무선호출(일명 삐삐)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늘어나는 한편 이용자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7월말 현재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무선호출서비스사업을 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는 대략 10여군데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신규사업자들은 주로 일본의 NEC와 미국 모토롤러사의 무선호출시스템을 이용하여 나름대로의 서비스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선호출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약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2~3년안에 무선호출 가입자가 50만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어 서비스경쟁과 가입자 확보전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러시아에서 무선호출사업자들은 두가지 방향에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서비스 범위를 모스크바나 페테르부르크로 한정되되 서비스의 종류를 확대하고 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라디오 페이지」사를 비롯하여 「멀티 페이지」 「모빌 익스프레스」같은 업체들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들은 중앙송신장치에 의존하던 종전의 시스템 구조를 변경시켜 모스크바시의 중요 지점마다 새로운 주변장치를 설치한 다음 전에 하지 않던 신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주요 뉴스를 자체 무선호출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거나 경제관계법령이 변경될 때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송신한다거나 교통이 혼잡한 지역을 중계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얼마전 등장한 인터넷 서비스도 신규서비스 가운데 하나이다. 무선통신사업자인 「라디오 페이지」와 전자사서함 운영업체인 「데모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서비스인데 무선호출장비만 가지고 있으면 인터넷의 세계망을 통하여 컴퓨터로부터 자동적으로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모스크바 시내에서 이동중인 무선호출 가입자에게 전자사서함을 통하여 컴퓨터에서 바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외국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며 이 경우에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통신요금이 싸다는게 개발에 참가한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편 또다른 부류의 사업자들은 무선호출서비스의 사업범위를 확대하는데 승부를 걸고 있다. 「베소링크」 「인포롬엑스콤」 「알파콤」같은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신규서비스의 종류를 늘리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지방의 중소 도시에 무선호출서비스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부업체들은 장래를 내다보고 아예 전체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무선호출망을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우선 각 도시마다 있는 텔리비전 탑에다 송신장치를 다는 방법으로 서비스 실시범위를 점차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러시아에서 무선호출사업이 갈수록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만큼 사업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의 고비는 앞으로 1년 내지 2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결국은 누가 막대한 초기투자비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 서비스 제공범위를 확산하는데 평균 50만달러의 자금이 들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서비스의 종류와 질도 무선호출시장을 정리하는데 하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현재 군웅할거현상을 보이고 있는 무선호출시장에서 기업합병등의 이합집산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모스크바=김종헌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