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정보화시대의 기술개발
사회:이상훈 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장
<주제발표>
▲정보화시대 기술개발 패러다임의 변화(이상훈 한국통신 통신망 연구소장)
정보통신산업은 자원 및 에너지 소모가 적은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고부가가치, 고성장산업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전, 후방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큰 정보사회의 하부기반으로서의 역할을 맡는 산업이다. 전통적인 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으로 생산성 및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지역간 균형발전도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으로 이룰 수 있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기술개발정책은 국가 주도적이며 대기업, 시스템, 하드웨어 중심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는 정부가 기술개발 목표를 제시하는 동시에 구매계획을 예시함으로써 시장을 창출하고 국책연구소가 수행한 선행 연구를 산업체가 전수해 생산에 나서는 구조로 짜여 있다. 하지만 이같은 체제는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기술개발 마인드를 확산시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개발기술이 획일화, 단순화돼 변화에 대한 대응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기업경영환경은 국제화, 다양화, 복합화라는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가의 경영환경도 변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기술개발정책과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기술개발의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하며 시스템 중심에서 사업, 생활 중심으로 기술개발전략을 변화시키고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기술개발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또 대기업은 경쟁 일선에 나서고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일선에 나서는 역할분담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보통신산업의 기술개발 정책방향(김원식 정보통신부 산업지원과장)
정부는 최근 국제화, 경영개선 등의 추세에 따라 기술개발정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장관 간담회, 대통령의 정보화선언 등에 이어 정보통신부는 11월 중순을 목표로 정보통신 산업발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기술개발 대책도 그 일환으로 수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토해 온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국책연구소의 역할을 종래 기술개발 주도형에서 기초 기반기술 개발을 통한 산업의 간접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민간의 개발능력도 예전과 달리 커졌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 상품화 개발을 지양하고 요소기술 개발에 주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대기업형 기술개발 위주에서 중소기업형 기술개발 위주로, 국내 연구 위주에서 해외 대학, 연구기관, 기업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발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국책연구소에 지원되던 기술개발사업을 국내 산업체, 연구기관, 대학에 개방하며 특히 해외 연구기관, 대학, 기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방침이다.
그동안 국책 개발과제를 민간기업에 이양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측면을 감안해 기술개발 결과의 산업이전이 촉진될 수 있는 정책마련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술수요 조사에 외부 전문용역업체를 활용, 내실을 기해 기술개발효과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정보통신부는 정보화 촉진기금과 기업출연금을 포함해 2000년까지 1조9천5백28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기술개발계획은 유선통신부문에 비동기전송모드(ATM) 교환, 10/1백G 광전송, ATM 근거리통신망(LAN) 등을 개발하고 전파방송부문에 개인휴대통신(PCS),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 지상파 디지털 방송기술을, 정보기술부문에 차세대 영상정보 처리장치, 고속 프로세서 및 소프트웨어공학, 고속 지능형 컴퓨터에 지원하며 반도체 부품부문에 광통신 부품, 이동통신 핵심 칩, FED, 정보통신용 신소자, 신소재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망기술에 대한 전망(김성규 ETRI 초고속통신연구 본부장)
정보통신기술은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다. 따라서 기술수명 주기가 매우 짧아져 조만간 이용자가 요구하는 기술수준에 비해 공급 가능한 기술수준이 상회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이는 기술개발전략의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즉 지금까지는 기술의 공공성보다는 상품성을 중시해 온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의 기술개발전략은 어떻게 얼마나 개발하느냐보다 무엇을 개발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기술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시각을 바꾸어 최종 이용자가 원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종 이용자는 정보통신기술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개인의 입장에서는 삶의 질 향상을, 기업 또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원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술해 보면 개인의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통신이 가능한 안전한 생활, 재미있고 화려한 정보를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즐거운 생활, 일상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생활을 원할 것이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의 정보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관련기업간의 정보통신을 이용한 통합, 가상서비스를 통한 고객과의 통합을 원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향후의 유망기술은 지능화, 멀티미디어화, 개인화, 인간화로 요약된다. 지능화 기술이란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을 실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ATM, 광전송, 광교환기술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인화 기술이란 개인의 기본 통신요구를 수용하는 기술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위성휴대통신(GMPCS), PCS, FPLMTS, 범용개인통신(UPT) 등 관련기술이 해당할 것이다.
멀티미디어화 기술이란 정보의 생성, 전달, 재생효율을 고려한 현장감 있는 정보 표현기술을 말하며 디지털 음성 및 영상처리기술, 디지털 방송기술, 인터넷 관련기술이 해당한다. 인간화 기술은 업무를 전산화하고 이를 원격 통신망을 통해 서비스하는 기술로 인트라넷, 객체지향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휴먼 인터페이스기술 등이 해당한다.
▲산학연 역할의 재정립(최두환 한창그룹 정보통신기술총괄전무)
사회의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정보가 대중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정보선택이 어려워지고 있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종합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서 기술개발 환경도 바뀌고 있다. 이제는 개발뿐만 아니라 주어진 기술의 선택도 중요해진 것이다. 내가 필요한 기술은 어디엔가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찾아 이용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이같은 관점에서 단순한 데이터베이스보다는 이를 선택하고 종합하는 능력 즉 놀리지베이스(knowledgebase)가 필요하다.
정보화시대의 기술개발에서 정부를 포함한 국책연구소는 선도 및 시장조정 중심에서 기반을 제공하고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데이터베이스의 소유에서 벗어나 놀리지베이스를 준비하고 완성품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주력해야 한다.
학계는 교육분야 확대를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학도에게는 공학교육뿐만 아니라 경영학, 사회학까지 포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방식도 기억 교육에서 창의성 교육으로, 세부에서 종합으로, 이론 중심에서 실기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학계가 유행기술을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원천기술 개발의 기둥으로 자리잡을 것을 부탁한다.
기업체도 시장을 기다리지 말고 개척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야 하며 경쟁보다는 협력을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