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 가격경쟁 가속화..한통, 파격적 CT2 요금 공개

이동통신 시장이 가격파괴의 회오리에 빠져들고 있다.

제2 이동전화 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이 한국이동통신의 요금인하에 맞서 파격적인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전면전을 선언한 데 이어 30일에는 한국통신이 발신전용휴대전화(CT2) 서비스 요금계획을 공개함으로써 이동통신 시장의 불꽃튀는 가격전쟁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통신이 발표한 CT2 이용요금은 시내 10초당 8원, 시외 10초당 15원. 이는 이동전화의 3분의 1 수준이 되리라던 당초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CT2 요금청구서를 일반전화 요금청구서에 통합부과하는 조건으로 가입보증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3만원의 가입비를 받기로 해 일반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자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더욱이 상용서비스 개시에 앞서 12월 1일부터는 2개월간 시내통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예약판매를 실시한다고 밝혀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등 한국통신의 요금정책을 예의 주시해 오던 지역 CT2 사업자들은 특히 「일반전화와 연계한 보증금 면제」 발표에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한국통신에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혀 한국통신의 요금계획이 곧바로 모든 사업자에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동통신 서비스에 처음 가입할 때 드는 비용이 단말기 가격을 합해도 10만원대에 불과한 시대가 눈 앞에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CT2와 셀룰러 이동전화가 서로의 시장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한국통신이 처음부터 착신기능을 보완한 CT2 플러스 쪽에 영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데다가 통화품질에 불만을 가진 상당수의 이동전화 가입자들과 아직 이동전화를 장만할만큼 경제력을 가지지 못한 학생층,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CT2가 이동전화 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초 1분 단위로 책정됐던 한국통신의 CT2 요금이 이동전화 요금체계와 같이 10초 단위로 바뀐 것도 물론 CT2와 셀룰러 이동전화는 경쟁상품임을 반증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이 「1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패키지 상품을 발표한 29일 지역 CT2 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충격적이다』라고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셀룰러 이동전화가 10만원대라면 CT2는 도대체 얼마에 팔아야 하느냐』고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중으로 단말기를 공짜로 나눠 주는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개탄했다.

더욱이 97년 말에는 한국통신, LG텔레콤, 한솔텔레콤 등 3개의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가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고 보면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격은 끝없이 추락할 공산이 크다.

단말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가격파괴에 한 몫하고 있다. 지금까지 CT2 단말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업체만도 20개사가 넘고 있는 데다 정보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단말기 제조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의 행렬이 줄을 잇는 추세다.

한국통신 관계자도 『현재 CT2 단말기 가격이 12만~13만원대에 형성돼 있으나 지금까지의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추세를 미루어 볼 때 10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격파괴 현상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동통신 독점시장에서 서비스를 받아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즐거운 일이다. 이제부터 「너죽고 나죽자」 식의 가격파괴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속앓이는 갈수록 깊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