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파이글래스가 브라우저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인터넷 브라우저 개발의 선구자이면서도 시장 확보에 실패, 생존 여부 마저 불투명한 상태에 있던 이 회사가 인터넷 단말기의 다양화에 편승, 새로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가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당시 모자이크라는그래픽 기능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선보였던 이 회사는 그러나 넷스케이프의등장과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세로 이어진 브라우저 시장 쟁탈전에서 맥없이 무너지면서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현재 이 회사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1%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말 57달러였던 주식 가격도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18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23일 새로운 시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다시 끌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장 전략의 핵심은 넷스케이프 등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PC용 브라우저 시장을 피해 TV, 페이저(삐삐), 휴대전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와 이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서버 소프트웨어로 권토중래를 꾀하겠다는 것.
인터넷 환경이 가전이나 일반 통신기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재기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파이글래스의 이같은 브라우저 신시장 개척 전략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상당히 가능성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PC 보급대수는 8천5백만대이지만 스파이글래스가 겨냥하고 있는 제품의 보급대수는 5억대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파고들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파이글래스가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컴포넌트 형태로 구성돼 다양한 기기들에 쉽게 변형,적용될 수 있고 프로그램의 크기도 넷스케이프 제품의 8분의 1에 불과한 등 소형이면서 유연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스파이글래스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PC 브라우저의 강자인 넷스케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스파이글래스가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의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넷스케이프의 경우 이를 위해 7개의 가전 및 컴퓨터 업체들과 「내비오」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TV, 페이저 및 기타 용도의 「네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키로 했다.
이밖에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도 자바 소프트웨어의 시장 확대에 나서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 업체가 계속 늘고 있어 스파이글래스의 재기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