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요電機는 최근 새로운 방식의 背面투사형 TV를 개발했다. 화면 크기 45인치의 이 신제품은 回折格子를 이용한 게 특징으로 특히 전체 부품비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광학계 단가가 종래보다 50% 낮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액정방식 투사형 디스플레이에는 액정패널을 1장 사용하는 단판식과 3장을 사용하는 3판식 2종류가 있다.
단판식은 액정패널이 1장이기 때문에 비용을 낮출 수 있고 광학계 구조가 간단하다. 그러나 광원으로 부터 각 화소에 대응하는 색광을 추출하는 컬러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면이 어두워지는 결점이 있다. 백광색을 적(R) 녹(G) 청(B)의 컬러필터에 통과시키면 광의 강도가 3분의 1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3판식은 3장의 액정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가가 높고 광학계도 복잡하다.
그러나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화면을 밝게 할 수 있다. 광원으로 부터의 백광색은 특정파장영역의 빛만을 반사하는 다이크로익 미러로 R G B 광으로 분리해 3장의 액정패널에 각각 입사한다.
산요가 개발한 것은 단판식의 투사형 디스플레이인데 기존 단판식과 3판식의 장점을 결합하고 있다. 1장의 액정패널로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판식의 저비용과 간단한 광학계, 3판식의 밝기를 동시에 실현한다.
사실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단판식의 배면투사형 디스플레이는 앞서 샤프가 지난해 5월 상품화했다. 샤프 제품은 3장의 다이크로익 미러를 이용해 광원으로 부터의 백색평행광을 R G B 광으로 분리한다. 이 방식에서는 종래의 단판식과 비슷한 비용과 3판식 수준의 밝기가 양립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요 방식은 3장의 다이크로익 미러 대신에 1장의 회절격자를 이용해 광원으로 부터의 백광색을 R G B로 분리한다. 부품수를 더욱 줄이기 때문에 광학계 구조가 보다 단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광학계 부품비용은 3장의 다이크로익 미러를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20% 줄어들게 된다.
회절격자를 투사형 TV에 사용하는 발상은 이전에도 있었다. 프랑스의 톰스CSF와 톰슨 멀티미디어가 공동으로 산요와 같은 아이디어를 디스플레이관련 국제회의인 「아시아 디스플레이95」에서 발표한 것이 그 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방식에 의한 TV가 실제로 제작된 적은 없다.
산요 방식에서 회절격자의 표면은 조그맣게 융기된 몇개의 산이 연결돼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 표면에 광원으로 부터의 백광색이 입사하면 회절해 R G B 광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분리돼 나온다. R G B 광은 각각 다른 입사각으로 액정패널에 입사해 들어간다.
액정패널에 입사하는 광은 먼저 액정패널 전면에 있는 렌즈어레이에 입사한다.
렌즈어레이는 미세한 볼록렌즈를 면 모양으로 나열한 것이다. R G B의 3개 화소에 1개씩 볼록렌즈를 설치했다.
R G B 광이 각각 다른 각도로 볼록렌즈를 통과하면 나온 광은 다른 3개의 위치에서 초점을 맞춘다. 각각의 초점 위치에 액정패널의 화소 위치를 일치시킴으로써 R에 대응하는 화소에는 R광,G에 대응하는 화소에는 G광, B에 대응하는 화소에는 B광을 입사시킨다. 액정패널로 부터 나온 광은 투사렌즈를 통과해 스크린 상에 투영된다.
산요가 이번 개발에서 이용한 액정패널은 14.3인치형의 다결정규소 박막트랜지스터(TFT)패널로 1천6백x4백80 화소,면 휘도는 3백cd/m2이다.
산요는 새로 개발한 배면투사형 TV의 상품화 시기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가격도 미정인데 전체 부품경비의 40-50%에 달하는 광학계 비용이 3판식보다 50%가량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도 25%정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에도 문제는 있다. R G B 광이 균일한 강도로 나오는 회절격자를 설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산요는 회절격자의 표면 형상등을 결정하는데 2년이나 걸렸다. 그럼에도 아직 R의 강도가 다른 것에 비해 약간 강하게 나온다. 산요는 금후 이의 개량에 연구 초점을 맞춰 나갈 방침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