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45)

『폭발?』

심재학 대장은 바로 옆에서 큰소리로 폭발을 외친 대원을 바라보다 말고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만큼 떨어진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서 거대한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여기는 구조대, 여기는 구조대, 지령실 응답하라.』

『여기는 지령실, 말씀하십시오.』

『나, 구조대장이오. 현재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서 불길이 솟구치고 있소. 어디서 연락온 사항 있습니까?』

『대장님, 없습니다. 불길이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까지는 한 군데요. 불길은 20미터 정도. 가스폭발 같지는 않소. 지금 현장으로 이동중이오.』

『대장님,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 주십시오.』

16:34.

심재학 대장은 시계를 보고 구조대 차량을 화재현장으로 접근시켰다.

주변의 사람들의 시선이 처음으로 치솟는 불꽃으로 모여 있었다. 이미 많은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도착해 있었으나 거대한 불길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심재학 대장은 무전기의 채널을 돌려 진압대장을 찾았다.

『여기는 중도소방서 구조대, 진압대장 나와 있습니까?』

『아, 심 대장. 말씀하십시오.』

『이 대장, 지금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서 불꽃이 솟고 있소. 통신맨홀의 뚜껑을 열었기 때문이오.』

『어떻게 열었습니까?』

『한국전신전화주식회사 직원이 알려주어 열었소. 현재 그쪽으로 이동중이오.』

『알겠소. 우리도 그리로 이동중이니까, 현장에서 뵙겠소.』

통신케이블 화재.

심재학 대장이 예측한 대로 통신케이블에서 발생한 화재로 확인된 것이다.

심재학 대장은 이미 주변에까지 폭넓게 화재가 번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서 문제는 도시가스라는 생각을 했다. 설치된 것은 분명한데 확인할 수 없는 도시가스관이 가장 염려스러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