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ERP열풍

金 洙

2000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전세계는 전사적 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라는 새로운 단어의 출현에 긴장하고 있다.

ERP란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유무형의 자원을 전사적으로 통합관리하는 패키지를 말한다. 자재, 설비, 자금, 인력 등의 유형자원과 기업활동에 수반되는 각종 정보 등의 무형자원을 어느 한 부문에서 담당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관련된 여러 부서에서 기업자원을 유기적으로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예를들면 영업팀에서 주문을 받는 즉시 주문정보가 모든 부서에 입력되고 생신부서는 생산에, 물류부서는 상품배송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기업전체가 시장의 요구와 변화에 동시적으로 대응하면서 시간과 인력, 자원의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ERP패키지는 주로 회계 및 재무관리, 생산관리, 판매 및 영업관리, 인사관리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춘에서는 이미 「95년 10월호에 이 사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며 ERP시장의 확대를 예견했었다. IDC자료에 따르면 세계 ERP시장은 95년에 39억달러로 전년대비 68%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고 매년 평균 37%의 증가율을 기록, 2000년에는 18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구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국내 기업들의 보수성을 감안하더라도 2∼3년내에 유행처럼 번질 것이 분명하다. 몇년전에 유행하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개념을 가시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회사들은 일찌감치 이 분야의 전문컨설턴트 양성에 들어갔고 SI업체들과 국내에 진출한 ERP업체들간의 경쟁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성공적 ERP의 구축은 정보기술과 BPR이 함께 이루어지는데 달려있다. 업무프로세스의 개선이 없이는 단순한 정보기술의 적용만으로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ERP도입과 BPR추진방법에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4가지가 있다. 첫째는 현재 프로세스에 도입하는 것인데 현재 업무에 ERP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하므로써 현상업무만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도입에 따른 교육, 훈련을 최소화할 수는 있으나 패키지의 수정이 많을 수 있고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통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두번째는 BPR선행후 패키지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이는 요구사항과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어 패키지도입 효과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패키지 수정이 많을 수 있고 BPR결과가 시스템에서 지원되지 않아 BPR결과를 재조정 할 수 있다.

세번째는 BPR과 패키지 도입을 병행하는 것으로 2개의 프로젝트가 서로 긴밀한 연계를 한다면 높은 효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장시간이 소요되므로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네번째는 BPR과 패키지 도입의 연동으로 이 방법은 패키지를 프로세스로 이용하고 최적화한 후 지속적인 BPR을 진행해 가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비용면에서도 잇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패키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패키지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한편 ERP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는 자사 환경과의 부합 여부, 공급업체의 차후 ERP적용 능력, 시스템 안정성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무엇이 유명하다 하여 무분별하게 선택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공급업자의 입장에서도 회사의 프로세스와 여건이 패키지와 맞지 않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다른 업체를 소개해 줄 수 있는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경영혁신을 해주겠다고 하는 사업은 계약이 아닌 결과로 사업성공을 판가름받기 때문이다.

ERP라는 열풍이 검증된 변혁수단이라는 판단이 들면 이에 대한 접근은 빠를수록 좋다.

<(주)LG-EDS시스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