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스위칭과 IP스위치 논쟁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가 최근 입실론사에서 공급중인 인터넷프로토콜(IP)스위치의 단점을 지적한 것을 계기로 태그스위칭과 인터넷프로토콜(IP)스위치간 기술우위 논쟁이 새로운 국면에접어들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지난 8일 본사로부터 3명의 엔지니어 및 네트워크 컨설턴트를 초청,태그스위칭 관련 기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입실론사가 의욕적으로 공급중인 IP스위치의 약점을 거론,태그스위칭과 IP스위치간 기술우위 논쟁에 불을 댕겼다.

이것은 입실론사가 태그스위칭을 「그저 단순한 개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이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측의 첫 반응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태그스위칭, IP스위치 등에 대한 논쟁은 지난 9월 시스코시스템즈가 美애틀란타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 96에 태그스위칭 기술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있다.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입실론측이다.

지난 5월 IP스위치를 발표하며 시스코 라우터의 약화를 기대했던 입실론은 시스코시스템즈의 태그스위칭을 「공허하며 급조된」 기술이라고 공박했다.

입실론의 국내 공급선인 퓨쳐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시스코시스템즈가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넷플로우」라는 스위칭 개념을 발표하려했다가 IP스위치가 좋은 반응을 얻자 라우터의 성능을 향상시킨 기술이라며 갑작스럽게 태그스위칭을 들고 나온 것으로 안다』며 『태그스위칭은 실체가 없다』고 주장했다.이에비해 『IP스위치는 이미 상품화되어 시중에 판매되어 있는 제품이기때문에 기술및 상품화 측면에서 태그스위칭 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내년 7,8월경에 가서야 태그스위칭이 완벽한 상품 형태로 시장에 출시될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9월부터 약 2개월동안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측이 이번에 기술세미나를 개최한것은 입실론의 주장을 반박하기위한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시스코시스템즈 본사에서 파견된 이원재 컨설팅엔지니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IP스위치의 한계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IP스위치가 비동기전송방식(ATM) 장비 위에서만 작동할 뿐 고속이더넷, FDDI, 토큰링 등 다른 기존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못하는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IPX, DECNet등 프로토콜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도 약점이라는 것이다.

시스코측은 인터넷을 겨냥해 개발된 IP스위치가 원거리통신망(WAN) 인터페이스를 갖추지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으로 거론했다.

IP패킷을 ATM상에서 셀로,이를 다시 IP패킷으로 변환해야 하는 리어셈블리작업이 상당히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원재씨는 『지난 10월말 美 산호세에서 열렸던 「가상LAN 컨퍼런스」에서 시스코시스템즈의 태그스위칭이 입실론의 IP스위치보다 우위라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지금까지 태그스위칭을 『현실성이 떨어지는 미지의 기술』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해온입실론은 시스코시스템즈의 주장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지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양자의 논쟁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 지 주목된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