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문의 경쟁력 10% 향상운동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하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이용이 여타 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 서비스의 요금을 조정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정보통신산업 자체의 경쟁력 향상이다.
전자는 경쟁력 10% 향상 운동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단기적 수단으로 정보통신요금을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후자는 정보통신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정보통신 요금조정의 경우 정보통신부는 다음달 1일부터 시내전화요금을 4% 인상하는 대신 시외전화는 평균 10.35%, 국제전화는 평균 15.04%, 이동전화는 평균 12.6%씩 각각 인하키로 했다. 전파사용료도 내년 1월부터는 평균 18% 인하키로 했다.
정부의 요금조정 정책이 아니더라도 최근 이동전화시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가격파괴 바람을 볼 때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이 확대될수록 정보통신요금의 인하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보통신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대책은 요금조정보다는 정보통신산업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로 집약된다.
정보통신부는 이달 말까지 정보통신산업발전 종합대책을 수립키로 하고 각 분야별로 전문가토론회를 잇달아 개최, 최종 의견수렴작업에 나서고 있다. 수요확대, 기술개발, 인력양성, 중소정보통신기업지원,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경쟁촉진 및 공정경쟁보장, 규제완화, 한국통신의 경쟁력 강화, 위성사업 활성화, 해외진출확대, 통신방송융합대책 등이 정보통신부가 최근 개최했거나 이달 중으로 계속 개최할 전문가토론회의 주제들이다.
정보통신산업은 크게 정보통신서비스업과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경쟁력 10% 높이기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경쟁력강화를 위해 9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정책의 큰 줄기는 바로 「경쟁확대」다.
한국통신을 비롯한 몇몇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별로 나누어 시장을 독점해 온 지금까지의 국내 통신시장을 궁극적으로는 전면경쟁체제로 재편하는 것이 일관된 정책방향이며 상당부분 이같은 정책이 실현돼 왔다. 그러나 WTO체제의 출범으로 통신시장이 개방될 98년이 불과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경쟁은 더욱 확대되고 정부규제는 더욱 완화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정보통신시장의 확대로 이 분야 사업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의 욕구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는 반면 지금도 여전히 통신사업에의 진입을 철저히 정부가 통제하고 있어 진정한 경쟁의 효과를 거두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확대하는 것은 단지 시장개방에 앞서 국내 통신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산업경쟁력의 기반이 될 정보통신인프라를 확충한다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 몇몇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세계적인 정보고속도로 구축경쟁에서 뒤지게 되고 이는 결국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부도 민간의 이같은 요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전통적인 독점 사업인 시내전화사업을 내년 중에 경쟁체제로 바꾸는 것을 포함해 기간통신사업 허가 시의 사전공고방식을 폐지하고 사업변경허가를 간소화하며 공기업 및 외국인 등의 기간통신사업 지분제한을 완화하는 등 다각적인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내년부터 시행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시내전화사업의 경쟁체제도입은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통신 말고도 또 하나의 시내전화사업자가 생긴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시내전화사업은 일반 가입자 댁내에까지 통신선로를 가설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경쟁체제가 수립되면 가입자망의 고도화가 촉진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정보통신제조업체에게는 시시각각 발전하는 첨단통신기술을 실험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져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할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상반기로 연기되기는 했지만 지역별로 초고속망사업자를 허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가입자망 고도화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에 다름 아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을 민영화하는 것도 통신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다. 한국통신은 지금까지 국내 통신시장을 이끌어 온 주도적 사업자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개방파고에 맞설 힘을 가진 최대의 사업자란 점에서 한국통신이 자율적이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간섭을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쟁확대 정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통신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는 한편 한국통신이 정부투자기관에서 벗어나 민간기업들과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개정할 방침이다.
결국 정보통신서비스 부문에서의 경쟁력강화 전략의 요체는 지금까지 정부가 통제해 온 시장의 전부 혹은 대부분을 민간이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무선정보통신서비스와 관련, 정부가 전파자원을 철저히 관리해 온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탈피해 좀더 자유로운 전파이용이 가능하도록 전파관리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 시장이 더 이상 각국의 영토 안에서 제한적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서비스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볼 때 더욱 높아지고 있다. 98년경부터는 이리듐이니 글로벌스타니 하는 전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글로벌 통신서비스가 상용화될 것이고 보면 정부가 통신사업자들의 진입, 퇴출을 규제하는 현재의 시장구도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서비스부문의 경쟁력강화 대책이 경쟁확대로 집약된다면 정보통신제조업 부문에서는 기술개발투자 확대로 요약된다.
정보통신분야 기술개발 대책은 정보통신부가 마련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발전 종합대책에서 제조업과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현재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개발 대책은 크게 국가적 차원에서 확보해야 할 핵심기술개발과제를 도출해 전략적으로 중점개발하고 민간과 정부의 기술개발 역할분담체제를 재정립하는 문제로 모아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할 국책기술개발과제로 4개 분야 14개 기술을 선정했다. 분야별로 보면 유선통신기술분야에 전동기전송모드(ATM) 교환기술, 10기가 및 1백기가급 광전송기술, ATM LAN기술 전파방송기술분야에 개인휴대통신(PCS),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 지상파 디지털 방송기술 정보기술분야에 차세대 영상정보처리기술, 고속 프로세서 및 소프트웨어 공학기술, 고속지능형컴퓨터기술 반도체, 부품기술분야에 광통신부품, 이동통신 핵심칩, 초고속 반도체, 전계발광소자(FED), 정보통신용 신소자 및 신소재 기술을 선정하고 각 과제별로 산, 학, 연의 역할분담전략을 마련했다.
이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는 정보화촉진기금 및 통신사업자 출연금 등을 포함해 1조9천6백억원을 2000년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기술개발 주체간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문제도 기술개발대책의 중요한 과제이다. 지금까지의 정보통신기술개발 전략은 전전자교환기(TDX)의 경우에서와 같이 정부가 개발단계부터 상용화, 판로개척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었으나 민간기업의 연구역량이 높아지고 시장의 변화가 첨예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개발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정부는 다음 세대를 선도하는 기초, 기반기술, 투자위험이 커 민간이 단독 추진하기 곤란한 기술, 중소기업 애로기술을 중점 개발 지원하고 상용기술은 가급적 민간기업 책임하에 개발하는 방식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또 산, 학, 연 간의 연구개발 협력관계를 긴밀히 해 한정된 연구자원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다.
이밖에도 정보통신산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들을 폐지 또는 완화함으로써 발전속도가 매우 빠른 정보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자유롭게 시장을 창출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정보통신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