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국내 무선호출단말기(삐삐)시장을 주도해온 대기업들이 최근들어 사업을 중단하거나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 삼성, 현대 등 초창기 무선호출 단말기 시장을 주도하던 대기업들은 명맥만을 유지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할 것을 검토하는 등 무선호출 단말기 시장의 구조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삐삐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의 대기업에서 중소전문기업으로 빠르게 옮겨질 전망이다.
이처럼 무선호출 단말기 사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0대와 20대등 젊은 층이 주 수요층으로 떠오르면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6개월 단위로 짧아져 중소기업의 적응력이 대기업 보다 훨씬 유리한데다 대기업들은 이익이 적은 삐삐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이동전화 단말기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카이전자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무선호출 단말기를 공급받고 있는 현대전자는 이동전화 단말기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삐삐사업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무선호출기가 통신 기본제품이라는 점을 감안,명맥만을 유지시킨다는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돌아설 방침이다.
LG정보통신은 올해들어 삐삐자체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대신 팬택으로부터 OEM방식으로 삐삐를 납품받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92년부터 OEM방식으로 삐삐사업을 추진, 현재 한국통신(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코오롱정보통신도 최근들어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사업을 확대 강화하기 위해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삼성, LG, 코오롱 등 3사는 장기적으로 삐삐사업이 다른 무선통신 단말기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다는 판단아래 직, 간접비용을 대폭 줄이고 대형 마켓위주의 시장전략을 추구하는 등 사업비중을 줄여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