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통신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컨텐트 제품군인 노르망디 제품의 채택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노르망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msn을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내놓은 비장의 제품. 「메일 서버」, 「뉴스 서버」, 「채팅 서버」, 「주문형 검색엔진」, 「멀티미디어 저작도구」, 「인터넷 보안기술」 등 온라인 서비스에 필요한 30여개의 프로그램이 패키지 형태로 묶여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기존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 기반을 인터넷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다.뿐만 아니라 별도의 기술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3차원 랜더링,음성,동화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할수 있다.
또 그래픽 음성 등을 이용한 토론이나 채팅서비스 뿐만 아니라 온라인회의 등의 구현도 쉬워진다.
한마디로 현재 온라인 사업자들이 표현하고 싶어하는 모든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PC통신 업체들은 노르망디 제품 도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을 모두 윈도NT로 교체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 노르망디란 패키지가 모두 윈도NT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기존의 시스템을 모두 백업 시스템으로 돌리거나 아니면 아예 폐기처분해야 한다.
또 PC통신 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인력들을 모두 재교육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노르망디는 윈도프로그래머라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돼 있어 재교육이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신분 위협을 우려하는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이 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또 웹 기반으로 전환할 경우 각 정보마다 따로 정보이용료를 받고 있는 유료정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노르망디 시스템 도입비 외에도 별도의 라이센스비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라이센스비는 가입자 한명당 약 10달러선. 그것도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이 조항 때문에 사업자들은 해외 프로그램 업체에 국내 온라인 사업이 종속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각 사업자들은 노르망디의 베타테스터로 나서는 등 제품의 평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르망디가 워낙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데다 미국의 컴퓨서브,AOL등 통신사업자들이 노르망디를 채택하는 추세여서 외면만 할수없는 상황이다.또 기왕 쓸 바에야 남보다 먼저 계약을체결해야 유리하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나우콤은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와 양해각서를 체결,노르망디의 베타테스트에 들어갔으며 플랫폼의 전환에 대비,각 서비스별로 시스템을 분할하는 등의 정비작업에 착수했다.
한국PC통신 역시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베타테스트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김근수 사장이 직접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방문,노르망디의 성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데이콤과 삼성데이타시스템 역시 조만간 본격적인 베타테스트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PC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르망디의 채용은 차라리 새로 시작하는 편이 더 경제적일 만큼 부담이 되는 사안』이라며 『미국 컴퓨서브의 웹 전환 프로젝트인 「뉴컴퓨서브」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야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미국 컴퓨서브는 내년 1월까지 모든 컨텐트를 인터넷 기반으로 바꾼다는 계획 아래 노르망디를 채용, 새로운 웹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라는 거대한 풍랑에 맞선 국내 PC통신 업체들이 과연 노르망디를 무기로 거머쥘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