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랩톱PC시장이 호황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성능향상의 급진전과 가격하락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그에 힘입은 업체들의 시장참여 러시로 점유율 경쟁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조사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올해 미국 랩톱PC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5∼28%정도 늘어난 약1천2백만∼1천3백만로 전망돼 올해 18%정도로 예상되는 데스크톱PC시장의 성장률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수요층도 과거 영업사원이나 출장자들에서 최근에는 재택근무자나 학생,중소기업체 간부,심지어 가정용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데스크톱PC의 보조역이 아닌 대체품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랩톱시장의 확대에 성능향상과 가격인하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처리속도 133MHz에 저장용량 1.3GB,6배속 CD롬,2만8천8bps급 모뎀을 장착한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업무용에서 게임에 이르기까지 데스크톱에서나 가능했던 멀티미디어기능이 일반화되고 있는 반면 가격은 과거 7∼8천달러하던 제품이 같은 기능으로 4천달러미만까지 떨어져 수요확대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도시바,IBM,컴팩,애플등 이른바 빅4의 수성노력에 휴렛팩커드(HP)나 팩커드 벨,에이서 아메리카,델 컴퓨터,한국의 삼성전자,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를 비롯,최근 시장에 가세한 일본 후지쯔나 히타치제작소등 후발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시장경쟁은 더욱 열기를 띠고 있다.
이들 업체는 랩톱PC가 더이상 값비싼 보조 시스템이 아니라 뛰어난 기동력으로 멀티미디어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팅의 핵심기기라는 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물론 가격을 낮추는 것은 점유율 확대의 필수조건.
일례로 IBM은 「싱크패드」전략을 고가, 고성능에서 선회,보다 낮은 가격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은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최근 내놓은 「싱크패드 365」의 경우 12인치 컬러 LCD와 데스크톱및 프린터로 파일을 전송하는 적외선 연결기능등을 갖추고 가격을 3천5백달러로 끌어 내렸다.
랩톱시장의 1위를 달리는 도시바도 기업간부에서 일반 학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겨냥,최근 15개의 다양한 새모델을 출시했다.
지난 5월 파워북 5300의 제품결함에 따른 리콜 조치로 시장점유율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던 애플 컴퓨터도 지난달 신제품 「파워북 1400C」를 내놓고 권토중래를 다지고 있다. 이 제품은 117MHz 파워PC칩에 11.3인치 액티브 매트릭스방식의 LCD를 탑재하고 애플제품으로는 최초로 CD롬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또 1년전만 하더라도 랩톱시장에서 거의 미미한 존재였던 캐논도 「이노바북」으로 공격적 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노바북 490 CDT」의 경우 133MHz 펜티엄 프로세서와 1GB HDD,6배속 CD롬,그리고 11.3인치 액티브 매트릭스 LCD를 채용한 가격이 3천달러밖에 되지 않아 캐논은 이 모델을 시장확대의 주력병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저가전략으로 그동안 점유율확대에 성공한 델 컴퓨터도 133MHz 펜티엄 프로세서와 12인치 액티브 매트릭스 LCD를 채용한 「래티튜드 LM」을 3천달러부터 내놓아 가격 드라이브정책을 계속 구사하고 있다.
TI도 이 시장에서의 3위를 목표로 소규모 사업용에서부터 대기업 수요에 이르는 「익스텐사」제품을 다양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최근들어 랩톱시장의 최대고객인 대기업들이 486에서 펜티엄급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본격 나서는 추세임에 따라 이들의 대규모 수요를 놓고 선발업체들은 기존 고객단속에,후발업체들은 신규수요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랩톱PC톱의 성능및 기술향상이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디스플레이.지난해까지만 해도 10인치가 주종을 이루던 화면의 크기는 올들어 11인치와 12인치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이중 3천달러대의 중간급의 경우 11.3∼11.8인치 패시브 매트릭스를,5천∼8천달러대 고가제품은 12인치 액티브 매트릭스방식의 LCD를 주로 채용하고 있다.이때 별도의 모니터가 필요없는 12인치 제품은 용량이나 처리속도,사운드등 멀티미디어기능면에서 고성능 데스크톱과 맞먹는 것으로 평가된다.저장용량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올들어 1GB제품이 본격 쏟아 지면서 최근 나온 신제품은 대부분 1.3GB정도이며 IBM이 최근 개발한 랩톱용 2.5인치 HDD경우 3GB까지 실현하고 있다.
사용하기도 점차 간편해져 기존의 트랙볼대신 터치 패드나 옵티컬 트랙볼을 채용함으로써 편리성이 크게 향상됐다.
이러한 랩톱PC의 성능향상과 가격하락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