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산업의 96년생산액은 전년대비 1.9% 증가한 23조1천2백40억엔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휴대전화와 PHS로 대표되는 이동통신기기가 급신장한 반면 D램 가격의 하락에 따른 반도체부문의 감소로 전체적으로는 저성장에 머물렀다. 97년의 생산액은 올해보다 1.4% 늘어난 23조4천4백64억엔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기기의 보급이 일단락돼 통신기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되고 반도체의 회복도 아직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92년 거품경제붕괴이후 일본전자산업은 저성장시대에 들어섰다.생산액 측면에서 볼때 80년대의 2자리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내년의 생산액은 95년의 전년대비 증가율 6.4%에 비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올해 일본 전자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역시 반도체분문이다. 2년연속 2자리수의 성장을 기록했다가 단번에 전년대비 4.3% 감소라는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섰다. 통신기기가 전년대비 23.4% 늘어나 지난해의 성장율을 넘어섰고 전자계산기 본체는 전년대비 6.7%증가하는 호조를 유지한 것을 감안할때 결국 반도체에서 걸린 제동이 전체 전자산업 생산액 신장율을 깎아내린 것이다.
내년에도 반도체의 회복은 미약해 올해보다 3.7%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통신기기는 보급 포화로 올해보다 1.2% 정도 줄어드는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6.4%의 신장이 예상되는 컴퓨터의 성장율로는 전체적인 것을 높게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이 때문에 전자산업의 내년 성장율이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자산업의 일본내 수요는 견실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8.1%증가한 16조2천7백52억엔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6.4%보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94년의 6%보다는 높은 예상치이다. 97년의 내수 수요는 올해보다 6.8% 정도 증가한 17조3천8백28억엔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휴대전화 보급 포화와 97년4월부터 실시될 소비세율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를 고려한 것이다.
수출입 부문에서 최근 눈에 띄는 것이 수입의 증가이다. 95년도는 수입이 전년대비 46.4%나 신장됐다. 국내 출하댓수로 보면 컬러TV의 78.5%,VCR의 52.3%가 수입품이었다. 이 비율은 96년에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최근들어 엔화안정기조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의 신장은 멈추지 않고 있다.수입액은 올해도 95년 대비 33.3% 증가하는 신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액으로는 5조2천8백67억엔이나 된다. 97년도에는 18.0% 늘어나 6조2천3백99억엔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기기는 수입액이 2조4천1백82억엔,수출이 2조7천96억엔으로 차액이 3천억엔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98년에는 무역적자로 돌아설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내 생산을 부문별로 보면 컴퓨터및 주변기기는 96년,97년 모두 견실한 신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성장율은 각각 6.7%와 5.0%이다.
이 분야는 95년도에 이어 PC가 끌어오고 있다.PC는 제품 사이클이 짧아 해외생산으로는 일본내 변화에 대응할수 없다. 이 때문에 해외메이커로부터의 위탁생산은 일단락됐다. PC의 생산액은 올해 95년보다 26.2% 증가한 1조8천6백90억엔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댓수로는 8백38만대로 TV수상기를 상회하는 것이다. PC의 생산액은 97년도에도 18.1%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의 약 70%를 점유할 전망이다. 생산댓수는 1천27만대로 1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96년에 전년대비 4.3% 줄어든 마이너스성장으로 전환될 것이 확실하다.D램의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한 것이 원인이다. 반도체 집적회로는 전년동기대비 4.8% 출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97년도의 반도체 생산액은 3.7% 정도로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도체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PC의 세계적인 출하 댓수가 97년에 15∼20% 증가하는 탄탄한 증가세에도 불구,D램가격이 95년도말의 1/5 수준에 머물러 보충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기기는 96년도에 전년대비 23.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휴대전화나 PHS,무선호출기,기지국등을 포함한 이동통신 부문 생산액은 전년대비 48.4%의 높은 증가세가 예상된다. 연말까지 휴대전화 가입자는 1천7백80만명,PHS가입자는 4백9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7년에는 통신기기 생산액이 올해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보급 포화로 통화료의 대폭적인 인하가 없는 한 신규가입 숫자가 현재의 신장세를 유지할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97년말 까지 가입자 누계는 휴대전화 2천6백20만명,PHS 9백30만명으로 예상된다. 97년의 생산액은 올해보다 8.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은 생산액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13.0% 줄어들고 97년에는 4.1%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생산액감소는 최근들어 완화되고 있다.해외로의 생산전환 추세가 수그러드는 한편 국내생산제품의 출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캠코더의 경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액정모니터 부착제품및 디지털제품의 호조로 지난해 부터 97년까지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미니디스크나 자동차항법시스템등이 가전부문 생산액 하락세를 둔화 시킬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액정소자의 경우 지난 봄부터 회복돼 올해 생산액이 전년대비 4.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의 90%를 점하고 있는 노트PC용 패널수요의 증가로 97년에는 올해보다 10.4%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급부족 상태인 12.1인치형과 11.3인치 형의 경우 97년 하반기 이후에나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