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모든 정보를.」
6년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내건 미래 컴퓨팅 환경의 모토다.
당시는 모뎀이래야 최고 속도가 9천6백bps에 불과했고 윈도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도 확고한 기반을 갖지 못한 때였다. 반면, 팩시밀리의 인기가 높아 게이츠 회장이 내세운 모토는 단지 「먼 훗날의 꿈」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 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날로 커지면서 필요한 시간, 필요한 장소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의 「손끝 정보」에 대한 욕구도 커졌다.
네트워크 환경이 광범위하게 채택되면서 정보의 결합 및 검색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게이츠 회장은 이같은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미래 컴퓨팅 환경이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으로 급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컴퓨터 운용체계의 경우, 우선 기존 기능에 브라우저가 통합되며 정보의 홍수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려내는 필터링 기술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소프터 소프트웨어(적응력을 갖춘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환경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에대해 컴퓨터가 고립되고 고정된 것에서 탈피해 사요자의 작업 방법을 이해하고 그 원리를 체득, 그의 요구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게 말해 컴퓨터가 전자 비서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사용자가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를 원할 때 컴퓨터는 그가 좋아하는 요리를 만드는 곳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정도로 똑똑해져야 한다는 것.
게이츠 회장의 컴퓨팅 환경에 대한 이런 변화 전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 데스크톱 이니셔티브」란 구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보다 자연스런 인터페이스. 특히 음성 인식 기능이 중요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간 20억달러에 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음성 인식 분야에 쏟아 부을 것이라고 게이츠 회장은 밝혔다.
이를 통해 과거 손끝 정보의 개념은 「입술 정보」로 발전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이상 유무를 컴퓨터가 스스로 진단해 처리하는 기술도 개발 과제의 하나다.
컴퓨터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고장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는 컴퓨터의 등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해 칩 제조 업체인 인텔과 협력해 자체 진단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들 기술이 최근 발표된 단순형 「네트 PC」와 결합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측은 보고 있다.
<오세관 기자>